[뉴스토마토 유현석기자]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플렉서블’은 전세계적으로 큰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HIS에 따르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 매출은 올해 37억달러(한화 4조3000억원)에서 오는 2022년까지 155억달러(약 18조원)으로 3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에는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의 1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컴퍼니(049950)는 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필요한 공정장비를 이미 개발 완료한 기업이다.
미래컴퍼니는 1984년 미래엔지니어링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이후 2004년 미래컴퍼니로 상호를 변경한 후 2005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주력 사업은 그라인딩을 비롯한 장비산업과 센서, 수술로봇 사업 등이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97억6680만원과 38억5093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3.88%, 225.94% 증가했다.
회사는 주력인 그라인딩 장비에 추가로 신규 사업인 센서와 복강경 수술로봇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신규 사업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각 사업부분에 대해서 회사가 예상한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경기도 화성시 본사에서 디스플레이 장비부터 수술 로봇까지의 성장 전략을 들어봤다.
회사의 주력 제품은 가공 장비들이다. 여기에는 엣지 그라인더 장비를 비롯한 프로파일러, 드릴링 등 다양한 장비가 있다. 엣지 그라인더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엣지를 그라인딩 휠(grinding wheel)을 이용해 원하는 치수, 형상, 조도 등을 갖추도록 가공한다.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 패널의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미래컴퍼니는 이 분야의 전세계 1위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김준구 미래컴퍼니 경영기획실 상무는 “회사의 주력 제품인 엣지 그라인더는 지난 2000년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했다”며 “엣지 그라인더는 디스플레이 패널이 크기별로 나오면 디스플레이 엣지면을 정밀하게 가공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장비가 도입되기 전에는 단면이 불규칙하거나 파손이 되는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미래컴퍼니의 주력 장비 제품인 엣지 그라인더의 모습. 사진/미래컴퍼니
프로파일러 장비도 효자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10년대 초반 이 장비를 개발하면서 미래컴퍼니는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김준구 상무는 “프로파일러는 그라인더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장비인데 고객사가 원하는 디자인대로 엣지 단면을 가공해 준다”며 “이 장비를 최초로 개발하면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최근 전방업체들의 투자에 따른 수혜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한다. 신규로 라인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회사의 실적도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그는 “디스플레이 관련 전방업체들의 신규 투자계획이 나오면 우리도 성장하게 된다”며 “특히 현재 장비업체 입장에서는 시장이 활황기”라고 강조했다.
미래컴퍼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라고 불리는 플렉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대한 준비도 이미 끝마쳤다. 김 상무는 “플렉서블 OLED 공정에서도 자연스럽게 그라인더와 같은 장비들이 들어가게 된다”며 “미래컴퍼니에는 레이저 장비군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기술은 기존 가공기술들과 더불어 플렉서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라인더에서 가지고 있던 노하우와 함께 레이저 부분을 활용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에 적용할 수 있는 장비들을 이미 개발 완료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가장 큰 강점으로 가공, 검사, 레이저 등 디스플레이 공정과 관련된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꼽았다. 특정 업체들이 한 분야에만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어느 분야에서나 대응을 할 수 있는 토탈 솔루션을 보유했다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검사장비의 경우 올해 OLED 투자가 이뤄지면서 고객사 양산 라인에 실제로 들어가는 물량 수주를 받는 등 다양한 분야에 실적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는 가공, 검사, 기술 레이저 등 3가지 분야에 대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만큼 고객사가 어떤 니즈를 가지고 오더라도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준구 미래컴퍼니 경영기획실 상무. 사진/유현석 기자
신규사업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회사는 센서 분야에서 3D센서 카메라인 ‘큐브아이’라는 제품을 내놨다. 기존 카메라 센서는 평면 2D 기술을 근간으로 해 단순한 피사체의 형태만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제품은 레이저의 반응 속도로 거리를 실시간으로 계산할 수 있다. 단순한 평면이 아닌 깊이를 더해 3D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게 해준다.
이 제품을 의류매장에 설치하면 고객들이 어떤 제품에 오랜 시간을 보내는 지 데이터화할 수 있어 매장 입장에서도 효율적인 제품 배치 등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특히 거리를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만큼 자동차부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그는 “이 제품은 지난 2014년 개발을 완료했고 고객사를 통해 필드 테스트를 시작했는데 올해 초부터는 초도물량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올해는 유의미한 숫자가 나올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술로봇인 ‘레보아이’ 사업도 진행 중이다. 레보아이는 기존 복강경 수술에 로봇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환자 몸에 최소한의 절개부를 통해 수술용 카메라와 로봇 팔을 삽입, 3차원 영상으로 보며 의사가 근거리 원격 조정으로 수술한다. 미래컴퍼니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계획승인을 획득했다. 복강경 수술로봇에 대한 국내 임상시험은 미래컴퍼니가 최초다.
그는 “현재 세브란스 병원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계획 하에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의료장비의 성격상 통상적으로 제약보다 임상의 기간이나 복잡도가 낮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올해를 가장 중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 기존 주력 사업인 장비의 경우 제품군과 매출의 다변화가 이뤄지면서 실적을 보여주는 단계이다. 이와함께 센서는 본격적인 매출이 시작되고 있으며 수술용 로봇도 상용화를 위한 막바지 단계라는 것이다.
김 상무는 “중국 쪽 라인투자가 연말에도 계속 있는데다 OLED 투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장비와 신규 사업을 열심히 진행해 모든 사업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회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미래컴퍼니 본사의 전경. 사진/유현석 기자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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