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철도파업이 2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화물연대도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각종 공사현장에서 자재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생기는 건설 현장의 공정 차질이 가시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분양시장 활황으로 아파트 신축 현장이 늘어난 상황이라 공기 지연 등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화물열차 운행률은 평시 대비 40%대로 떨어져 있다. 지난 2일 정점을 찍은 뒤 파업참가자는 계속 줄어 30%에 비해서는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저조하다.
시멘트 업계는 철도파업이 다음 주 까지 이어질 경우 기지별로 비축한 물량과 육로 수송 등의 시멘트 공급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다음 주 중반 이후부터는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시멘트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H 시멘트사 관계자는 "사일로(시멘트 보관고) 용량의 편차는 있지만 열흘 이내의 파업까지는 커버가 가능하나 이보다 기간이 길어지면 수도권에 시멘트를 보내기 어려워진다"며 "철도에 이어 육로마저 막히게 되면 타격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야외 공사가 많은 가을철에 시멘트와 건자재 공급 차질이 예고되면서 건설 현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레미콘의 핵심 원재료인 시멘트 운송이 차질을 빚으면 그 여파는 레미콘업체는 물론 결국 건설사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
내년 준공을 앞둔 공사 현장 관계자는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데 건자재 등의 수급 차질이 생길까 걱정"이라면서 "현재까지는 재고가 있어 문제없지만, 계속해서 파업이 이어진다면 전체 공정이 늦어져 입주 시기도 늦춰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욱이 그동안 건설경기 장기불황을 겪어온 건설업계는 파업 소식이 올해 뜨거워진 주택 건설 현장에 '찬물을 붇는 격'이라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올해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나 건설 현장이 활기를 띄고 있는데 파업소식이 반가울 리 없다"며 "3년 전 파업은 겨울철이라 외부 공사가 중단된 현장이 많기 때문에 피해가 비교적 적었지만, 성수기인 가을에 파업이 장기화되면 피해는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연이은 파업 사태에 강경히 대응한다는 방침을 견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운송방해 등 불법집단행동을 강행할 경우에는 초기부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처할 계획"이라며 "시멘트 등 건설기자재의 사전 수송물량을 늘리고, 군 위탁 차량 투입 등 대체수송수단을 확보해 물류피해를 최소화 하겠다"고 밝혔다.
철도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의 기자재 부족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은 철도파업으로 인해 경기 의왕컨테이너기지에 화물열차가 정차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원나래 기자 wiing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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