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신동빈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롯데그룹은 최악의 상황은 모면하게 됐다. 특히 '오너 부재'로 인한 경영공백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다만 롯데그룹 계열사에 대한 검찰 수사 및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의 재판 과정이 남아있는 만큼 경영 정상화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예고된다.
신 회장은 29일 구속을 면하게 된 뒤 경영 정상황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새벽 영장 기각 후 검찰청사를 빠져나오며 "우리 그룹은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책임지고 고치겠다. 조금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검찰 수사로 중단된 롯데개혁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또 경영권 분쟁 이후 답보상태인 그룹의 성장을 정상궤도에 올려놔야 한다. 다음달 4일 마감 예정인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특허권 입찰도 사활을 걸어야 할 숙제다.
이외에도 올해 들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롯데쇼핑 부분 실적 개선과, 검찰 수사로 올스톱된 투자계획도 다시 재정립해야 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게 롯데 안팎의 관측이다.
그러나 재계 안팎에서는 신 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에도 롯데의 오너가 리스크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롯데홈쇼핑 재승인 로비 의혹과 롯데건설 비자금 의혹 등 계열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남아있는 데다 아직 검찰이 롯데그룹 비자금 의혹의 정점으로 신 회장을 지목하고 있는 만큼 신 회장의 연루의혹을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혐의를 모두 벗으려면 장기간 재판과정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총수일가 대부분 사법처리 대상인 만큼 향후 정상화를 이루는 과정이 녹록치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검찰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기각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고 재청구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날 "사안이 중대함에도 피의자의 변명에만 기초하여 영장을 기각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비리가 객관적으로 확인되었음에도 총수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줄 수 있고 앞으로 대기업 비리 수사를 어렵게 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에 대해서는 영장기각 사유와 구속전 피의자신문과정에서 드러난 피의자 변소를 면밀히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다.
17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9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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