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노조 "정찬우 후보, 자진사퇴 안 하면 파업 강행…야당과 견제 지속"
노조, 오는 30일 주총 전후해 부분파업 시사
2016-09-23 16:09:10 2016-09-23 16:09:10
[뉴스토마토 권준상기자] 한국거래소(KRX) 노동조합과 전국사무금융노조가 한국거래소 새 이사장 후보로 단독추천된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인사가 철회될 때까지 총력 투쟁할 것임을 밝혔다. 
 
23일 한국거래소 노조와 사무금융노조는 거래소 서울사옥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 전 부위원장의 거래소이사장 후보 자진사퇴와 더불어 공정하고 투명하게 공모절차를 다시 밟을 것을 촉구했다. 양 노조는 하루 평균 12조원 이상의 증권이 거래되는 자본시장 수장으로서 전문성, 도덕성, 책임의식을 찾아볼 수 없고, 관치금융의 폐해가 자본시장에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동기 거래소 노조위원장은 “새 이사장 후보 추천절차는 끝났지만,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국정감사가 있는데 이를 통해서 최대한 견제될 수 있도록 야당과 얘기하고 있다”며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논평을 발표했고, 더불어민주당도 견제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지난 22일 논평을 통해 “정권을 불문하고 거래소에 대한 낙하산 인사는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누군가를 정해놓고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선임절차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다시 추진돼야한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한국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차기 이사장 후보자로 단독 추천했다.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통해 새 이사장 선임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신입직원을 뽑을 때도 1~2달에 걸쳐 심층면접, 필기시험, 인성검사 등을 진행하는데 새 이사장 후보자 심시기간은 5일에 불과했다”며 “후보추천절차를 최단 기간에, 그것도 단수추천으로 결정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더욱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증권사 사장들이 오는 25일부터 해외에 머물 예정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오는 26일 정의당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준비 중이고, 수요일에는 청와대 앞에서 사무금융노조와 기자회견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국회에서 계속 견제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30일을 전후해 부분파업 등 총파업 불사의지도 거듭 밝혔다. 이 위원장은 “정 전 부위원장이 후보 자진사퇴하지 않고 거래소 이사장으로 들어온다면 부분파업부터 시작해서 그가 나갈 때까지 총파업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지난 22일 낙하산 인사 반대 투쟁과 파업결의를 위한 조합원 총회를 통해 92.3%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결의를 마쳤다. 
 
이 위원장은 “파업은 최후의 수단이고, 투자자들이나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있어서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지만 30일 주총이 마지막 선임절차이고, 그 다음부터는 출근저지 등은 크게 의미가 없어서 그 시점(30일)을 전후해서 시기를 생각해볼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인 정 전 부위원장은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 출신으로 금융연구원, 대통령 인수위, 금융위 부위원장,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과는 서울대 82학번 동기이다.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 최근 산업은행장과 기업은행장 후보로도 거론돼왔다. 
 
한국거래소 노조와 사무금융노조는 23일 거래소 서울사옥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정 전 부위원장의 거래소이사장 후보 자진사퇴와 더불어 공정하고 투명하게 공모절차를 다시 밟을 것을 촉구했다. 사진/권준상 기자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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