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현장경영 ‘강행군’…한달 새 유럽·미국시장 점검
“고급차, 친환경차, SUV 역량 강화하라”
2016-09-05 13:29:55 2016-09-05 13:29:55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한달 사이 유럽에 이어 미국 시장까지 방문해 현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 회장이 강행군을 펼치면서 현장경영에 나선 건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급변하면서 시장변화에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정 회장은 5일 미국 자동차 시장 현황과 판매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출국했다. 정몽구 회장은 미국 LA에 있는 판매법인에서 업무보고를 보고 받을 예정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 2012년 1449만대가 팔리면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지난해 5.7%까지 감소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5일 미국시장의 판매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출장길에 올랐다. 사진/현대차
 
올해는 경제 성장률 둔화와 기준 금리 인상 불확실성 증가로 소비심리 둔화가 심화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대선 이슈와 금융 불안 등 변수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자동차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에게 미국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시장이다. 특히 하반기 정체가 예상되는 유럽시장을 비롯해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이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미국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미국을 지속성장의 핵심 시장으로 삼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정 회장은 현대·기아차의 미래 경쟁력을 강조하고, 3대 핵심 키워드를 제시할 예정이다. 미국시장에서 성장세 확대 유지를 위해 ▲고급차 ▲친환경차 ▲SUV 시장에서의 역량 강화를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제네시스 브랜드로 새로 태어난 G80와 9월부터 제네시스 브랜드 최상위 모델인 G90가 판매 라인업에 가세하면서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선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달 G80의 가격을 공개하면서 시작 가격을 기존 모델보다 2650달러 높은 4만1400달러로 책정하는 등 고급차 브랜드로 진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제네시스와 같은 중형 럭셔리의 시작가 기준은 4만달러로 알려져 있다.
제네시스가 미국시장에 진출한 이래 시작 가격이 4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G80에 대한 판매 자신감이 반영된 결과다. 또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 부문에서도 적극적인 신차 출시로 두각을 나타낸다는 전략이다.
 
특히 미국시장은 친환경차 기술 경쟁의 장이라는 점 때문에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대차는 올 하반기 중 미국시장에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차(000270) 역시 ‘K5(현지명 옵티마)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여기에 현대·기아차는 투싼, 싼타페, 스포티지, 쏘렌토 등 경쟁력 있는 SUV 차종들의 판매 확대를 통해 시장변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올 8월까지 투싼과 스포티지가 전년 대비 각각 75%와 64% 증가한 5만8000대, 5만7000대 판매되는 등 현대·기아차의 전체 SU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한 28만대를 기록했다.
 
한편 정 회장은 미국시장 점검 뒤 멕시코 누에보 네온주로 이동해 오는 7일(현지 시간) 예정된 기아차 멕시코 공장 준공식 행사를 주관할 예정이다. 멕시코 공장은 관세율이 높은 남미지역 공략에 유리할 뿐 아니라 북미자유무역협정에 가입돼 북미시장 진출에도 유리한 전략지역으로 꼽힌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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