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미혼 한부모 가족 차별 없앨 것”
주요 5대 분야 11개 기관·단체와 차별 방지 협약 체결
2016-08-24 17:04:53 2016-08-24 17:04:53
[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서울시가 주요 5대 분야 11개 기관·단체와 협약을 맺고 미혼 한부모가족이 차별받지 않도록 적극 나선다. 
 
이를 위해 시는 행정과 교육, 노동, 의료, 언론 등 주요 분야 11개 기관·단체와 24일 오후 2시30분 시청 간담회장에서 협약식을 개최했다. 
 
이번 서울협약은 사단법인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가 주관하고, ▲서울시교육청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한국PD연합회와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한국미혼모가족협회 ▲인트리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함께일하는재단 등이 참여했다.
 
협약에 따라 시는 정책과 행정서비스 시행 시 미혼 한부모가족에 대해 차별적 언행을 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또 미혼 한부모가족 이해교육 등을 통해 공무원들의 사회적 인식 개선에 앞장선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미혼 한부모가족은 아무런 죄 없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고 차별받고 있다”며 “시가 먼저 나서 그런 분들에게 손을 내밀고, 보다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협약내용에는 미혼 한부모가족들의 권익이 보호되는 행정서비스 제공을 비롯해 교육권 보장, 차별받지 않는 일터 조성, 건강권을 보장하는 의료서비스 제공, 차별적 인식 해소 등이 포함됐다. 
 
학생 인권 향상을 위해 노력 중인 서울시 교육청은 임신, 출산, 양육 여부와 상관없이 학교 안팎에서 청소년의 교육권을 보장하고, 교사·학생을 대상으로 인식 개선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오늘 이 자리를 통해 미혼 한부모가족들의 인권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서울시교육청은 이미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선행적인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차별적 교육이 없도록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미혼 한부모가족은 일터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미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는 “어디에도 준비된 미혼모는 없다”며 “직장에서도 스스로 퇴사를 결심하게 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적으로 보장된 출산휴가도 이용하지 못해 미혼모 대부분이 경력단절을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국 여성정책연구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임신으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미혼모는 93%로, 비슷한 시기 통계청이 조사한 기혼여성의 경력단절 비율인 19.3%보다 훨씬 높았다.  
 
또 자녀양육과 관련해 미혼모들은 ‘양육비, 교육비 등 비용 부담‘(63.1%)과 ‘양육시간 부족’(16.4%) 등을 이유로 양육 포기를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약식에 참석한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환경을 조성하고, 인사과정 등에서도 미혼모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경영계를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은 지난해 처음으로 인구조사 항목에 미혼 한부모가족을 포함시켜 빠르면 올해 말 정확한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24일 오후 서울시청 8층 본회의장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각 분야별 12개 단체 주요 참석자들이 업무협약식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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