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중국산 저가제품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국내 LED 업체들이 소독과 살균 기능 등을 제공하는 자외선 LED(UV LED)로 대응에 나섰다. 단순한 광원 역할을 하는 LED 조명은 중국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에 밀리지만, 일정 기술력이 필요한 UV LED 분야는 국내 업체에게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대표이사가 지난 4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모스클린’에 사용된 바이오레즈 신기술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반도체는 자회사 서울바이오시스를 통해 모기 포충기 모스클린을 시장에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모스클린은 모기가 좋아하는 특정 파장대 자외선을 방출해 모기를 유인해 잡는 기구로, 성능은 기존 제품보다 뛰어나고 유해 화학물질도 사용하지 않는다. 모스클린은 해외 구매사이트 ‘아마존’의 테스트 마케팅에서 출시 1개월 만에 소비자 만족도 90점을 기록해 동종 제품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6월부터는 국내 홈쇼핑에 출시돼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반도체는 이에 힘입어 2분기 매출액 2323억원, 영업이익 98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1% 줄었지만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은 71.6% 급증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조명 매출이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감소했지만, 모스클린 등 차별화된 고부가 제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루멘스는 해외 업체와 손잡고 UV LED의 살균 성능을 극대화한 고출력 UV-C 제품을 준비 중이다. UV-C는 파장이 짧아 오존층과 성층권에서 대부분 흡수되는 자외선이지만, 세포와 세균을 파괴하는 힘이 매우 강하다. 루멘스 관계자는 “시장에 나온 기존 제품들보다 뛰어난 살균력을 가졌다”며 “연말까지 UV-C를 활용한 다양한 시제품을 개발하고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UV-C는 흐르는 물이나 공기도 살균·정화가 가능해 최근 유해물질 논란에 휩싸인 공기청정기나 정수기에도 사용 가능하다. 루멘스가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삭감 영향으로 올 하반기 LED업계가 어느 정도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은 여전하다”면서 “중국 기업들이 따라잡기 어려운 기술과 특허를 갖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들은 살아남겠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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