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현대그룹이 4일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13주기를 맞는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현대상선은 현대그룹의 핵심이던 현대상선을 산업은행에 넘겨야 하는 처지가 됐다.
현대상선의 신주상장을 앞두고 있어 조용한 추모식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이 신주상장을 하면 완전히 그룹에서 분리돼 산업은행의 계열사가 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및 현대아산 임직원 20여명이 지난 2014년 금강산 현지에서 정몽헌 회장 11주기 추모식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그룹
현대그룹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의 13주기 추도제는 하남에서 현정은 회장과 장녀인 정지이 전무가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의 묘소를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현대상선의 부장급 이상 간부와 임원이 참석하는 등 계열사 관계자 100여명이 자리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에 매각된 현대증권측은 이번 추모식을 찾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아버지인 고 현영원 전 회장이 창립해 19년간 회사를 이끌면서, 이 회사를 통해 정주영 회장과 사돈의 연까지 맺게 됐다.
1995년 정주영 회장의 5남인 정몽헌 회장이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승계받으며 8년간 경영했지만 대북 불법송금 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정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한 때 위기를 겪었다.
현정은 회장은 남편을 잃은 슬픔을 뒤로 한 채 경영권을 넘겨 받아 재벌가 며느리가 아닌 경영인으로서의 그간 그룹을 이끌어왔다.
아버지와 남편이 일궈온 현대상선이 채권단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현 회장의 심경은 착잡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해운업 침체로 인해 위기를 겪다가 결국 채권단에 자율협약을 신청했고 출자전환을 위한 조건부 사항을 이행하는 데 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현 회장은 지난 3월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현대상선이 경영정상화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유동성 위기 해결을 개인적으로 지원했다. 22개 용선주를 상대로 진행한 용선료 조정 협상에 난항을 겪자 영국 선주인 조디악의 예얄 오퍼 회장에게 직접 이메일 편지를 보내 “나는 물러나지만, 현대상선을 꼭 좀 도와달라”는 간절한 '편지’로 선주들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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