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유 장벽 높이는 중국…제품력으로 승부
제품수·마케팅 등 규제 강화…"위기이자 기회"
2016-08-02 15:12:12 2016-08-02 15:12:12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중국시장을 노리는 국내 분유업계가 중국 당국의 새로운 법규 시행과 규제 강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수출 및 판로확대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제품력으로 승부하면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2일, 중국 식약품 주관부처인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CFDA)에 따르면 올 10월부터 시행되는 새 규정에 따라 국내외 분유업체의 브랜드와 제품 수를 각각 3개와 9개로 제한하고, 등록업체의 자격 요건과 제품 성분도 명확히 기재하도록 바뀐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가 시행될 경우 중국 내 분유 브랜드가 500~700개 수준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이 자국 브랜드 보호를 위해 해외 업체들의 영업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실제 중국은 멜라민 분유 파동 이후 해외 분유 제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중국 현지 기업들의 입지는 좁아져 중국 당국의 해외업체에 대한 견제가 종종 존재해왔던 게 사실이다. 
 
새 규정에 따라 중국에 진출한 매일유업(005990)남양유업(003920), 롯데푸드(002270) 등 업체들은 중국 분유 시장의 까다로운 벽에 또 한번 부딪히게 됐다. 중국 수출 제품수도 일부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 정부의 새 조치가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의 자국 상품 불신이 큰 상황에서 제품의 품질로 승부할 수 있는 더 좋은 여건의 조성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경쟁력이 있는 업체들에게는 시장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올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국내 분유업체들도 다른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새 규제가 적용되면 중국 내 유통되는 분유의 품질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일한 조건하에 모든 업체가 한정된 제품을 유통하게 되면 업체별로 가장 품질이 우수한 제품이 시장에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중국 분유 수출이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아직 5%도 못 미치는 등 갈 길이 멀다"며 "품질 경쟁력이 우선시되는 여건이 조성될 경우 프리미엄 분유를 앞세운 한국 분유 제품의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매일유업의 경우, 중국 GMP(우수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인증을 획득하며 안전성과 품질을 검증받은 바 있다. 또한 프리미엄 브랜드인 '앱솔루트'를 이미 보유하고 있어 향후 중국 프리미엄 분유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중국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일동후디스도 납품업체 선정을 두고 막바지 작업 중인 가운데 바뀐 규정에 맞춰 3개 브랜드 등록을 앞두고 있다. 특히 면세점에서 중국인관광객들에게 일동후디스의 주력제품인 '산양분유'가 인기를 끌면서 내부적으로는 중국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동후디스에 따르면 산양분유 제품은 국내 면세점 분유 판매량의 42%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 분유 시장은 23조원으로 중국 내 수입 분유시장에서 국내 업체의 점유율은 3% 안팎에 불과하다. 하지만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한국 분유 수출액은 3.1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분유 제품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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