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최지만(LA 에인절스)가 시즌 2호 홈런을 터뜨리며 순조롭게 메이저리그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
최지만은 24일(한국시간) 텍사스 주 휴스턴의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2016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원정 경기에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2삼진을 기록했다. 23일 4타수 무안타 부진에서 벗어난 최지만은 1할 5푼 6리이던 시즌 타율을 1할 6푼 3리(49타수 8안타)로 약간 올렸다.
최지만은 팀이 0-6으로 뒤진 5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오른손 선발 투수 콜린 맥휴의 5구째 시속 85.5마일(약 138km/h)짜리 커터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지난 19일 텍사스 레인절스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날린 뒤 불과 닷새 만에 터진 대포다.
올 시즌 초반만 해도 최지만에겐 '물음표'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이전까지 메이저리그 경력이 전혀 없었던 탓이다. 올 시범 경기에서 가능성을 보인 최지만은 2010년 미국 진출한 지 6년 만에 마침내 개막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꿈에 그리던 빅리그 그라운드를 밟았다. 하지만 선발보단 주로 대타로 경기에 나서며 18타수 1안타 빈타에 허덕였고 결국 지난 5월12일 팀에서 지명 할당되며 방출 위기를 맞았다.
최지만은 자유계약(FA) 선수로 풀려 다른 팀을 알아보는 대신 팀 산하 트리블A 팀인 솔트레이크 비스 소속으로 계약이 이관되는 것에 동의했다. 다시 기약 없는 마이너리그행이었다. 자칫 슬럼프에 빠질 수 있는 입지 변화를 겪었지만, 최지만은 오히려 더 단단해졌다. 트리플 A에서 타율 3할 2푼 4리(165타수 54안타) 4홈런 27타점의 꾸준한 성적을 올리며 9일 다시 메이저리그 승격 통보를 받았다. 마이너리그로 내려간 지 불과 59일 만에 다시 당당히 빅리그 무대에 입성했다.
한 번의 실패를 경험했기에 최지만에게 이번 승격은 매우 중요했다. 수많은 경쟁자가 우글거리는 빅리그 세계에서 두 번의 실패는 용납되지 않는다. 최지만 역시 승격 확정 후 "그간 정말 열심히 했다. 어렵게 얻은 기회인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메이저리그에서도 제 실력을 발휘하겠다"고 다짐했다.
절치부심하며 빅리그로 돌아온 최지만은 그의 말처럼 달라졌다. 빅리그 복귀전이었던 지난 10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2볼넷으로 예열을 마친 뒤 지난 11일 볼티모어전부터 지난 20일 텍사스전까지 6경기 연속 안타를 날리며 자신에게 붙은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여전히 타율은 낮지만, 맥없이 무너졌던 시즌 초반과 다르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최지만은 팀 주전 1루수인 C.J. 크론이 왼손 골절 부상으로 쓰러지자 대신 승격돼 주전으로 뛰고 있다. 복귀에 6~8주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크론이 돌아오기 전 확실히 코칭진의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6년간 마이너리그에서 빅리그 승격을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최지만은 이제 더 냉혹한 빅리그 내 '생존 게임'을 펼쳐야 한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최지만이 24일 열린 휴스턴전에서 5회초 시즌 2호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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