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자동차 정기검사와 종합검사 수수료가 14년 만에 인상된다. 승용차의 경우 최대 3000원, 화물이나 버스 등 중·대형 차량은 최대 최대 4000원이 오른다. 하지만 자동차 검사소 10곳 중 7곳은 자율적으로 가격 조정이 가능한 민간업체여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실질 인상률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안전공단은 오는 8월1일부터 자동차검사 수수료를 평균 6.7% 인상한다고 15일 밝혔다. 자동차 수수료 인상은 지난 2002년 이후 14년 만이다.
승용자동차 기준 현행 2만원인 정기검사 수수료은 2만3000원으로, 종합검사는 5만1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각각 3000원 오른다.
경차는 정기검사는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 종합검사는 4만50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인상된다. 또 승용차를 제외한 34인승 미만 버스나 5톤미만 화물 등 중형은 정기검사 2만3000원에서 2만6500원, 종합검사 5만3000원에서 5만6000원으로 가격이 상향 조정된다.
대형 차량 정기검사와 종합검사 수수료도 각각 2만5000원에서 2만9000원, 6만1000원에서 6만5000원으로 오른다.
정기검사는 자동차의 안전성 확인검사로 승용차 기준 최초 4년이 지난 시점에서 실시해야 하며, 이후 매년 2년 단위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종합검사는 정기검사와 배출가스 정밀검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최초 6년이 지난 시점에 처음 진행한다. 이후 지역에 따라 정기검사나 종합검사 중 하나를 2년 단위로 받아야 한다.
공단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검사 차량 중 48%는 정기검사, 52%는 종합검사 대상이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지난 2002년 이후 국민부담을 고려해 자동차검사 수수료를 동결했다"면서 "그러나 그동안 큰 폭의 물가인상 등 원가상승 요인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최소한의 원가상승분을 반영한 현실화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실제 2002년 이후 지난해 말 기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5%, 엔지니어링기술자 노임단가는 85.3%나 상승했다"고 덧붙였다.
서울 마포구 교통안전공단 성산자동차검사소에서 직원들이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하지만 교통안전공단에서 운영하는 자동차 검사소는 전국 59개소, 검사대상(약 1000만대) 중 30%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70%는 1700여곳에 이르는 민간 검사소에서 자동차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민간 검사소의 경우 지역 조합별로 자율적인 가격 조정이 가능해 인상폭이 더 커질 수 있다.
현재 승용자동차 기준 2만원인 정기검사 수수료의 경우 서울은 2만5000원, 중부지역 3만원, 부산지역 2만5000원으로 최대 1만원 가량이 높다. 또 종합검사 수수료는 서울 6만5000원, 중부 6만원, 부산 5만6000원으로 공단 5만1000원과 비교해 최대 1만4000원이 비싸다.
특히, 대형의 경우 공단은 6만1000원인데 비해 부산은 9만9000원으로 무려 3만8000원이나 차이가 난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공단 자동차 검사소가 없는 지역은 민간 검사업체 이용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며 "공단이 이번에 가격을 인상해도 현행 민간 검사업체에 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단은 이번 수수료 인상으로 추가 확보되는 재원은 연간 약 60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검사소 시설 및 환경개선, 검사장비 첨단화에 투자될 계획이다.
특히 자동차검사 시 배출되는 미세먼지 감소를 위한 각종 설비 등 환경시설 개선을 비롯해 선진국형 첨단 자동차검사 장비를 도입·보급해 자동차 검사의 실효성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또한, 업무 효율화와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추가적인 수수료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약자 대상 자동차검사 수수료 감면 등 자동차검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확대할 뜻도 내비쳤다.
오영태 교통안전공단 이사장은 "자동차 검사제도는 교통사고 예방과 대기환경 개선 등 사회적으로 긍정적이고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공단은 앞으로도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와 미세먼지 관련 자동차검사 기술연구 기반을 마련하고, 자동차검사를 통해 안전한 교통환경을 구축해 국민 모두가 그 편익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