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광복절 특별사면 방침을 밝히면서 한화의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한화는 삼성과의 빅딜 등 잇단 대규모 인수합병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성공했지만, 경영정상화 측면에서 김승연 회장의 복권은 풀어야 할 숙원이다.
앞서 김 회장은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돼 법정구속, 구속집행정지, 파기환송 등의 사투 끝에 2014년 2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집행유예 기간은 2019년 2월까지로, 사면 혜택 없이는 등기이사 등재 등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어렵다. 현재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회장직은 수행하고 있지만 (주)한화를 비롯한 7개 계열사의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 있어 책임경영 차원에서도 미흡하다는 평가다.
이에 한화는 이번 특사에 김 회장을 포함시키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우선 1997년 외환위기로 인한 정부의 강제적 구조조정 이후 최초로 기업 간 대규모 빅딜을 성사시키는 등 자발적 사업구조 재편에 대한 정부 눈도장을 기대하고 있다. 대상도 삼성이었다. 특히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태양광산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워온 데다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두산DST 등을 인수하며 국내 방위산업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물심양면의 지원도 더했다. 지난해 5월 충남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전 과정을 김 회장이 직접 살피며 박 대통령의 참석을 빛나게 했다. 김 회장은 올해 4월 또 한 번 센터를 찾아 입주 스타트업 기업들에게 "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하며 창조경제 뒷받침에 대한 각별한 의지를 대내외에 드러내기도 했다.
두 사람의 인연과 주위의 도움도 김 회장의 복권 가능성을 높인다. 박 대통령과 김 회장은 장충초등학교 동기동창이다. 특히 김승연 회장 부인 서영민씨는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 등 현 정부 실세 부인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김 회장 구명에도 이 같은 친분은 큰 힘이 됐다는 게 정치권 정설이다. 대한상의 등 주요 경제단체들도 김 회장의 사면을 건의하며 힘을 보탤 예정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지난 4월 충남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후 인근 갤러리아 센터시티점에 위치한 '아름드리 매장'을 방문해, 최명선 궁골된장 영농조합법인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한편 김 회장을 비롯해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으로 꼽히는 주요 경제인으로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이 있다. 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경우 특별사면을 위해 현재 진행 중인 재상고에 대한 포기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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