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샘표식품(007540)이 지주사 전환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영 효율성을 강화와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 차원이라는 것이 샘표측 입장이지만, 3세 경영인인 박진선 사장
(사진)을 필두로 한 오너가의 지배력 강화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샘표식품은 지주사 '샘표'와 식품사업부문 자회사 '샘표식품'으로 분할한다.
이에 따라 박승복 대표는 지주사인 샘표의 대표이사로 선임됐으며 샘표식품은 박진선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박승복 대표는 기존 샘표식품의 회장이며 박진선 대표는 박 회장의 아들이다.
샘표식품측은 "경영 효율성과 투명성을 위해 지주사 전환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통상 지주사 전환이 요구되는 기업은 순환출자 등 복잡한 지배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기업들이 대부분 반면 샘표식품은 단순한 지배구조를 띄고 있어 지주사 전환에 대한 필요성이 크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지주사 전환은 핵심은 샘표식품이 보유한 막대한 '자사주'의 이동이다. 샘표식품이 보유한 막대한 자사주가 박진선 사장에게 돌아가며 지분이 대폭 늘게되기 때문이다. 지주사 전환의 실질적인 목적이 박 대표의 지배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샘표식품의 자사주는 30.38%에 달한다. 최대주주 지분이 박 사장과 친인척을 포함해도 30.02%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샘표식품은 최대주주 지배지분을 뛰어넘는 자사주를 보유하는 기업이었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현재 샘표 오너 일가의 지분은 총 30.02% 이지만, 분할 이후에는 지주사 샘표와 분할 샘표식품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샘표가 자사주를 통해 받는 샘표식품의 지분 30.38%를 더하면 총 60.40%의 지분 확보가 가능해진다.
최대주주인 박 사장 입장에서는 이번 지주사 전환으로, 샘표에 한푼의 돈을 들이지 않고도 자사주를 통해 그룹 지배력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편 박진선 사장은 샘표식품의 단독 대표가 되면서 본격적인 경영능력을 발휘할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박 사장의 부친인 박승복 회장은 90대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매일 사무실에 출근에 경영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주사 전환과 단독대표 체제 전환이 이뤄진 만큼 박 사장의 홀로서기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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