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지난 3일 정부가 공표한 새로운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가 표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는 새 국가브랜드 제작에만 35억원의 예산을 썼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홍보위원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표된 브랜드는 프랑스 산업 슬로건이라고 할 수 있는 ‘크리에이티브 프랑스'(CREATIVE FRANCE)를 카피한 것”이라며 “정부는 해당 브랜드를 당장 내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표절 제보를 받았다고 밝힌 손 의원은 “크리에이티브라는 단어가 국가명 앞에 온 것과 사용한 색깔 등을 보면 분명한 카피”라며 “누가 핑계를 대면 더 심하게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브랜드에 사용한 빨간색과 파란색을 '태극의 현대적 해석‘이라고 주장한 것을 두고는 프랑스 국기의 색이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손 의원은 회의에서 두 이미지를 직접 보여주는 한편 크리에이티브 프랑스 슬로건을 확인할 수 있는 홈페이지 주소(creative.businessfrance.fr)도 공개했다. 그는 “내가 디자이너라는 것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직속 후배라는 점, 브랜드를 승인한 이 나라의 대통령이 부끄럽다”고 토로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국가 브랜드를 설정하면서 타국에 있는 디자인과 이미 있는 이름을 베꼈다는 것은 국가적 망신”이라며 “단순 해프닝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며 국회 차원에서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해명자료를 통해 “프랑스의 ‘CREATIVE FRANCE’ 캠페인 로고와의 유사성에 대해 사전에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쳤으며 표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한국은 ‘CREATIVE’와 ‘KOREA' 사이에 단어나 이미지를 넣는 반면 프랑스의 경우 ‘CREATIVE' 뒤의 단어를 바꿔 설명하는 방식으로 활용되는 차이도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경우 상품 수출·대외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한 비즈니스 캠페인에 활용되지만 한국의 ‘CREATIVE KOREA'는 역사적 자산과 문화를 소재로 국가이미지 제고에 활용하는 국가브랜드라는 차이도 강조했다.
그러자 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니라고 우기네요. 그 수준이니 그렇게 정했겠죠. 국민의 심판을 기다려봅시다”라고 말했다. 그는 문체부 해명 전에도 별도의 페이스북 글에서 “지금 사과하고 끝나면 망신만 당하고 말테지만 치졸하게 변명하면 더 큰 화를 부를 듯” 하다며 “표절에 대한 법적 판단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우리 국민이 이 사태를 보고 어떻게 느끼는가가 더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손혜원 의원이 6일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국가브랜드 표절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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