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대우조선해양 회계사기 핵심 인물로 지목된 고재호(61) 전 대우조선 사장이 검찰 부패범죄 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고 전 사장은 4일 오전 9시13분쯤 특별수사단 조사실이 있는 서울중앙지검 별관 앞에 도착해 "회계사기 혐의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회사의 엄중한 상황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대답했다.
이어 "회계사기 조작한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지시한 바 없다"고 말했고, "경영성과를 잘 받기 위해 무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침묵으로 대신했다.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고 전 사장 재임기간인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대우조선 경영진은 순자산 기준으로 5조4000억원가량의 회계사기를 저질렀다. 또 회계사기 장부를 바탕으로 수십조원이 넘는 사기대출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규모·조직적으로 이뤄진 대우조선 회계사기 사건의 정점에 고 전 사장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고 전 사상 재임시절 재무총괄담당을 지낸 김모(61·구속) 전 부사장 등을 조사하면서 재무회계 담당 직원 대부분이 성과급이나 목표 실적을 맞추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대규모 회계사기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우조선 재무회계담당자들은 예정원가를 임의로 조작하고 이를 통해 직접 대출액과 영업이익을 과대 계상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 전 사장은 김 전 부사장 등과 함께 이러한 회계사기를 지시하거나 은폐한 혐의(특정경제범죄법 배임) 등을 받고 있다. 김 전 부사장은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와 자본시장법·외부감사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특별수사단은 고 전 사장을 상대로 대규모 회계사기를 저지른 경위와 이를 지시하거나 묵인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해 9월21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 출석한 고재호 당시 대우조선 사장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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