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최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우려로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로 돌아섰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이 감소하면서 향후 순매수로의 전환 가능성을 점쳤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시장에서 이달 10일부터 21일까지 446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던 외국인이 22일에는 264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올해 외국인은 중국 증시 급락과 북한 이슈가 점증했던 1월을 제외하고 순매수 추세를 이어왔다. 2월에는 3004억원, 3월 3조3416억원, 4월 1조9441억원, 5월 1832억원, 6월 1일부터 9일까지 1조4873억원의 순매수를 했다. 이후 브렉시트 우려가 본격 부각되면서 최근에는 매도 규모가 매수를 앞질렀다.
허문욱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수급변화가 발생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외국인 투자심리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사안은 브렉시트이며, 국내 금리인하와 미국 금리동결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최근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악영향을 초래하고 미국 경제에도 불확실성을 키울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하지만 이번 주 들어 브렉시트 통과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지난 18일 브렉시트에 반대하던 조 콕스 의원(노동당)이 브렉시트 지지자에게 총격을 당해 사망한 사건이 결정적인 요인이다. 그 전까지 찬반여론은 팽팽하거나 때로 찬성여론이 높은 조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순매수로 전환되거나 매도 추세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 사건 이후 브렉시트 지지 응답이 감소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는 완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허문욱 센터장도 “브렉시트 찬반 투표결과를 봐야겠지만 원만하게 해결된다면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가 진정되거나 매수세로 전환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브렉시트 이슈가 해소된다 하더라도 외국인 수급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경기 개선에 대한 신뢰 약화와 금 가격 대비 유가가 상대적인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 강도는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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