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국내 경제의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최근 고용 여건 역시 악화되는 모습인 가운데, 하반기 고용시장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최근 진행되고 있는 조선·해운 등 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제조업 관련 일자리 감소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실업자들이 고용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재취업 교육과 일자리 매칭 프로그램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12일 현대경제연구원은 '과거 불황기와 최근 고용 현황 비교'라는 보고서를 펴내고 "국내 기업들은 업황 실적에 대해 매우 부진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반면 인력 사정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어 향후 국내 고용 여건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높다"고 진단했다.
최근 국내 고용시장은 취업자 증가폭이 축소되고 실업률이 상승하는 등 추세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국내 취업자는 지난 2014년 1분기 전년동분기 대비 72만9000명 증가했으나 올 1분기에는 28만7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실업률도 2013년 4분기(3.1%)까지 하락하는 추세였으나, 2014년 1분기(3.5%)부터 상승 추세로 전환해 올해 1분기 3.8%를 기록했다.
고용시장을 공급 측면에서 살펴보면 청년층과 장년층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이 상승해 공급이 증가하는 모습이다. 반면에 수요 측면에서 보면 국내 경기 부진이 지속되면서 기업의 노동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서비스업보다 제조업 경기가 상대적으로 부진함에 따라 기업체에서 필요한 인력 수요를 의미하는 인력부족률이 제조업 부문에서 더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최근 고용 현황을 과거 불황기 때와 비교하면 현재 취업자 증가율과 실업률은 지표상 과거 불황기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나 추세적으로 악화되는 모습이다. 연구원은 현재 고용시장 현황 비교를 위해 과거 불황 시점을 1998년 3분기, 2005년 2분기, 2009년 1분기로 설정했다. 최근 시점의 불황기는 2015년 1분기를 불황시점으로 했다.
조규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취업자 증가율은 불황 시점인 지난해 1분기를 전후해 지속적으로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불황 시점 4분기 후인 올해 1분기는 1.1%로 1999년 3분기 3.6%와 2006년 2분기 1.2%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추세적으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취업자갭도 과거 불황기보다 양호하지만 취업률은 2005년과 2009년 수준과 유사한 수준으로 악화된 상황이다. 고용 수요 측면에서 비교해도 현재 고용시장 수요는 제조업 부문에서 2005년과 2009년 불황기보다 부진하다.
조규림 선임연구원은 "경기 불황 장기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 불안으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취약 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기존 사회보장 정책에 대한 재점검과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선임연구원은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실업자들이 고용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재취업 교육 및 일자리 매칭 프로그램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용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고용 안정성을 확대하기 위해 노사간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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