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라고 하면 괜히 답답하다. 인문학은 어떤가? 더 답답해진다. 하지만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느루는 이러한 답답함과는 거리가 멀다. 인천 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이곳은 정석적인 도서관의 모습을 갖추고 있지 않다.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여 있긴 하지만 양 쪽 구석에 피아노와 드럼이 자리해 있다. 바로 옆에는 ‘사람사이’라는 카페가 있고, 그곳에서는 커피도 팔고, 금요일 저녁이 되면 청소년들이 모여 요리를 하고 함께 나누어 먹기도 한다.
이곳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커피가 저렴한 카페가 있다는 친구의 귀띔 덕분이었다. 청소년은 ‘사람사이’ 카페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1,000원에 먹을 수 있었다. 겸사겸사 옆에 위치한 도서관에도 방문을 해보았다. 책은 모두 새 것이었고, 청소년의 협동학습을 돕는 넓은 세미나실도 세 개나 있었다. 동네 청소년들은 세미나실에 들어가 기타를 치기도 하고, 영어 공부를 하기도 했다. 배고프면 카페에 가서 1,000원 짜리 허니브레드를 먹었다. 기타를 쳐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 큰 소리로 영어 공부를 해도, 드럼을 쳐도 말이다. 이 곳이 점점 더 궁금해졌다.
- 안녕하세요. 우선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느루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느루는 “청소년들이 갈 곳이 없다.”라는 것에 동의한 동네 사람들이 고민을 하다가 “그럼 청소년 공간을 한 번 만들어볼까?”해서 만들게 되었습니다. 청소년들이 마음 편하게, 제 2의 집처럼 있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죠.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고 자발적으로 행동을 옮길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공간입니다.
그리고 느루는 도서관이지만 가장 도서관답지 않은 곳이에요. 청소년들이 이 곳에 들어오는 순간 ‘아, 여기는 내 세상이다.’라고 느껴지게 만드는 느루만의 코드가 있거든요. 그건 ‘아무도 나를 건드리지 않는다.’ 이 곳의 어른들이 하는 말이라곤 고작 “밥 먹었냐?”가 전부에요. 아무도 자기를 건드리지 않는 공간에서 청소년들은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하죠.
- 도서관이지만 도서관답지 않은 곳? 신기하네요. 좀 더 설명 부탁드려요.
우선 느루는 시끄러워요. 그렇다고 장터처럼 시끌벅적한 그런 것이 아니라요. 한 쪽에서는 협동 학습하는 친구, 저 쪽에서는 기타를 치는 친구, 이 쪽에서는 체스를 두는 친구 등 각양각색이에요. 청소년들의 다양한 활동이 느루에서 이루어지고 있어요. 각자 자신의 일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것이 가장 놀라운 점이에요.
패션 드로잉 공부를 하고 있는 청소년들. 사진/바람아시아
- 그렇군요.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느루를 만들었다고 하셨는데, 만드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맞아요. 우리 동네에 학교가 11개나 있는데 청소년 공간이 하나도 없었어요. 아이들은 성장하는데 갈 곳은 없고. PC방이나 학교 운동장 스탠드에 밤늦게 앉아 있는 청소년들이 많았죠. 그래서 청소년 공간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고 그것을 실행하고자 하는 동네 어른 8명이 모였어요.
처음에는 저희가 서구청 문을 3년 동안 두들겼어요. 청소년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서구청장이 오면 항상 말씀드리고 그랬는데, 실현이 안됐어요. 그러면 우리가 한 번 만들어보자 하고 의기투합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큰 고민이 생겼어요. 사실 청소년 공간의 주인은 어른이 아니고 청소년이잖아요. 근데 만드는 과정에서 청소년이 빠지면 어른들이 그냥 만들어서 주는 게 되니까. ‘청소년과 함께 만들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가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고민의 해결점은 직접 부딪히는 것이었다. 여덟 명의 동네 어른들은 주변의 중학교에 직접 만든 설문지를 돌렸다. 6개 학교에 200명 씩, 총 1200명의 표본이 모였다. 총 7개 문항으로 이루어진 이 설문의 마지막 문항은 Q. 동네 어른들이 청소년 공간을 만들려고 하는데 같이 만들 의향이 있습니까? 있다면 밑에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였다. 이 문항에 전화번호를 적은 청소년은 총 96명. 그 중에서도 연락이 닿은 청소년 60여 명과 동네의 어른들이 한 데 모였다. 청소년 공간을 만들기 위해 <우리 공간 우리가 디자인한다> 라는 슬로건의 도서관 건축학교를 함께 수료했다. 이 아이들과 여덟 명의 어른은 다섯 개의 공간 모델에 대해 구상하는 워크숍을 함께 진행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느루’다.
- 그 60명의 친구들이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나요?
건축학교 워크샵을 마치고 참여한 청소년들에게 말을 했죠. “너희와 함께 청소년 공간을 만들고 싶다. 지금은 아직 아무것도 만들어진 것이 없다. 완전 맨 땅이다. 그럼에도 같이 청소년 공간을 운영하고 싶은 친구는 제 1기 청소년운영위원회 오리엔테이션을 진행 할 것이니 그 때 다 와주었으면 좋겠다.” 라고 말이에요. 그 때 한 40명 정도가 왔고, 실제로 이 40명의 청소년이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느루를 만든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아이들이 제 1기 청소년운영위원회에요. 이 친구들과 함께 움직이고 활동해서 1년 뒤에 도서관이 만들어졌어요.
- 그야말로 청소년이 직접 만든 청소년 공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듣다보니 도서관의 이름이 지어진 과정도 궁금해졌어요. ‘느루’의 뜻은 무엇인가요?
느루는 ‘한꺼번에 휘몰아치지 않고 천천히’ 라는 의미의 순 우리말입니다. 이름도 공개 모집을 했어요. 설문조사 때 하나의 문항으로 넣어서, 만약 청소년 공간이 생긴다면 어떤 이름으로 하고 싶은지 물어봤죠.
수많은 이름 후보 중에서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가장 잘 맞아 떨어지는 ‘느루’를 선택했어요. 인문학이라는 것은 사람에 대한 학문이잖아요. 사람에 대해서 알고, 그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그러한 무늬를 그려가는 학문인데, 이것이 급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이루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느루’라고 지었습니다.
- 느루가 청소년 공간인 만큼 청소년을 위한 많은 활동이 이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을 것 같아요. 어떤 프로그램들이 있나요?
우리가 청소년을 ‘위하는’ 활동을 하지는 않아요. 청소년이 항상 주체에요. 청소년 ‘의’ 라고 할 수 있겠죠. 그 안에서 어른들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의 문제이지, 청소년을 위한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청소년인문학도서관 느루는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청소년‘의’ 공간이에요. 그런 주체성이나 자발성들이 아이들에게는 다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청소년운영위원회(이하 청운위) 친구들이 매 주 회의를 거쳐서 자발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해요. ‘다음 달엔 뭘 하면서 놀지?’ 에 대한 회의죠. 맨 처음에는 정말 널브러져서 놀았는데 한 4년 정도 지나고 나니까 “우리가 너무 노는 것 아니냐, 뭔가 의미 있는 활동을 해보자” 하고 스스로 생각을 하더라고요. 동네에 카메라를 들고 다니면서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사진을 찍기도 했어요. 예들 들어, 철물점. ‘우리 동네 철물점은 어디 있을까’, ‘몇 개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애들이 가지고 있다는 거죠. 이 상황에서 어른들이 하는 건 그냥 장비를 지원하는 정도에요. 한 번은 농촌 활동을 가고 싶다고 해서 차량을 지원해줬어요. 그 외의 어디로 갈지, 가서 무엇을 할지, 왜 가는지, 돈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다 청소년들의 몫이죠. 농촌 활동을 갔다 오고 나서는 너무 힘들었는지 세 번의 회의를 거쳐서 다시는 가지 말자고 결정을 내리기도 하더라고요. (웃음)
- 공간에 대해 더 이야기해보자면 옆에 ‘사람사이’라는 카페도 있던데요. 도서관에 카페라니. 흔한 모습은 아닌 것 같아요.
네. 카페 ‘사람사이’는 마을 기업이에요. 맨 처음에는 이 곳에서 나는 수익으로 청소년 인문학 도서관을 운영하려고 계획 했었죠.
- 그렇군요. 계획대로 잘 되었나요?
아니요. 요즘엔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고 있어서 초반의 계획은 실패라고 볼 수 있죠. (웃음) 오히려 느루에서 ‘사람사이’를 후원할 정도에요. 왜냐하면 카페에서 정말 좋은 재료를 쓰는데 가격은 저렴하니까 말이죠. 게다가 청소년에게는 어른의 반값을 받아요. 다른 데서 오천 원에 파는 빵을 여기서 천원에 팔기도 하고요. 그 덕에 아이들은 많이 오는데 재료값이 많이 들어가니까 결국에는 마이너스에요. (웃음)
사진/바람아시아
- 어떻게 보면 그게 마을 기업의 한계일 수도 있겠네요.
그렇죠. 그래서 극복방안을 생각했어요. 커피만 팔아선 안 된다. 더 굵직한 수익사업을 해야 한다. 카페 ‘사람사이’의 수익금에 매달리기 보다는 느루 자체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자 했어요. 그래서 주변 학교와 연계해서 <진로 체험 캠프>를 만들었죠. 우리 공간의 성격이 청소년 커뮤니티 공간이니까 청소년들의 진로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종류의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지역사회에 재능 있는 분이 많은데 청소년들과 직접 만나면서 이 분들의 삶이 아이들에게 전해지고, 관계가 생성되죠. 이것이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마중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수익금을 얻으면서 느루를 근근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 재정적인 어려움이 조금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에 공간을 만들 때에도 어려운 점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맞아요. 시에서 만드는 게 아니라 동네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서 시작한 것이니까요. 3년간 고민하고 1년간 행동으로 옮기면서 공간과 돈이 없었기 때문에 우선 기금을 모았어요. 동네에서 후원행사를 열기도 하고, 우리들 개인적으로 후원사업을 펼치기도 했어요.
- 그렇군요. 순수하게 동네사람들의 힘으로만 이루어진 공간이 느루네요.
그렇습니다. 초반에 후원했던 사람들이 지금까지도 후원을 하고 있어요. 이 후원금과 느루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 수익금으로 느루는 운영되고 있습니다.
느루를 후원하는 단체와 개인 목록. 사진/바람아시아
- 지역 사회에 느루라는 청소년 공간이 생김으로써 변화가 이루어진 바가 있나요?
지역 사회의 변화라기보다는 아이들의 변화가 두드러져요. 처음에 청소년들이 느루에 오면 자기 얘기 잘하는 친구도 있고, 절대 눈 안 마주치고 고개만 숙이고 있는 친구도 있어요. 여기에 오고는 싶은데 자기 얘기를 하기가 힘든 거죠. ‘이 곳이 내 얘기를 들어줄 수 있을까, 없을까.’ 고민을 해요. 그렇다고 느루에 있는 어른들이 “상담 좀 해보자.”하고 먼저 나서지는 않아요. 그냥 “밥 먹었니”, “왔니” 정도의 말만 건네죠. 그런데 어느 날부터 아이들이 입을 열고 자기 얘기를 해요. 자기가 뭘 하고 싶은데 이러한 점이 힘들다고 말을 해줘요. 느루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그걸 흡수하고 따듯하게 품어주는 공간이라는 것을 느끼나 봐요. 결론적으로 아이들이 달라지고 있다는 거죠.
한 번은 아이의 엄마가 찾아와서 이런 말을 했어요. 느루가 도대체 어떤 곳이길래 우리 아이를 달라지게 하냐고 말이죠. 우리도 너무 놀라워하고 있어요.
- 불특정다수가 드나드는 공간이 도서관이잖아요. 그런데 느루는 도서관의 이름을 달고 있긴 하지만 청소년 커뮤니티 공간이 더 적합한 이름 같아요. 고민상담을 하기도 하고 말이죠.
우리가 바라던 게 그거에요. 도서관으로 위장한 아이들의 아지트. 부모님이 “어디 가니?” 하고 물어볼 때, 자식이 “도서관이요.” 하면 어른들이 좋아하잖아요. 애들은 정작 도서관에 왔지만 자기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놀고, 책으로 둘러싸였지만 책은 잘 안 읽고. (웃음) 근데 책을 안 읽어도 괜찮아요.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 그걸로 된 거죠.
도서관 한켠에 자리 잡은 드럼. 사진/바람아시아
- 느루가 비영리 민간단체로서 운영이 되고 있는데, 그런 차원에서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다면 어떤 점에서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 하시나요?
청소년들의 비빌 언덕이 되는 거죠. “우리가 여기 있으니까 와서 어떤 말이든지 해!” 이런 게 아니고, 이 곳에 오는 아이들 서로가 서로에게 비빌 언덕이 되는 거예요.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거죠. 서로가 서로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주는 것만으로도 저는 커다란 사회적 기여를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요즘엔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서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사건도 많잖아요. 사실 이웃에 아주 조그만 관심만 있었다면 좀 더 나은 방향의 삶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거든요. 청소년들도 마찬가지에요. 아이들이 자기 꿈을 잘 펼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느루에는 청소년의 꿈을 지원하는 ‘함께 키우는 장학금’ 제도가 있어요. ‘함께 키우는 장학금’은 도서관 건축학교를 도와주신 선생님이 제안하신 장학금인데요. 지금 3년째 하고 있고 이 장학금은 청소년들의 꿈을 지원해 주는 데 쓰입니다.
-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다보니 느루의 정체성이 궁금해져요. 고민상담도 하고, 도서관 안에 드럼이 있고, 책은 아무도 안보고, 느루에 오는 아이들끼리 모두 알고 있고 말이죠.
애들이 <느루는 OO이다>를 많이 했었는데, 제일 많이 나온 것이 ‘제 2의 집’, ‘내 방’ 이에요. (웃음) 근데 공부하는 애들도 많아요. 책을 읽으러 오는 애들도 많고. 결론적으로 무엇이 되었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펼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느루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설명하자면, 도서관이지만 굳이 종이로 된 책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서 자기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 무엇을 해도 좋은 공간, 실패를 해도 괜찮은 공간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렇게 말하고 나니까 거의 무방비 상태인 것 같기도 하네요. (웃음)
- 그렇군요. 앞으로 느루가 얼마나 발전해 나갈지 정말 기대가 되요. 마지막으로 느루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해 주신다면?
앞으로도 계속 지역 청소년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지역 안에서 잘 순환될 수 있는 관계를 만들고 싶어요. 지금의 청소년들이 나중에 청년이 되어서 또 다른 청소년들과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고. 그런 순환이 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개개인의 꿈을 잘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싶죠. 너무 경쟁보다는 주변 사람들과 함께 협동하며 살아가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어요. 이렇게 굳이 공동체 안에 속하지 않더라도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사는 한 명의 인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느루에 대해 알면 알수록 내가 청소년이었더라면, 내가 청소년 때 이 곳을 만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실제로 이 곳에서 만난 청소년은 모두 각자의 꿈이 뚜렷했고 생기발랄했다. 청소년은 중등 3년, 고등 3년이라는 기나긴 학업의 길에 서있다. 부모는 학업을 강조하고 선생은 대학을 중시한다. 청소년은 꿈을 제대로 꿀 시간도, 다른 활동을 할 시간도, 마음 놓고 찾아갈 수 있는 장소도 부족하다. 하지만 여기 느루가 있다. ‘도서관’이라는 이름이지만, 책만 읽고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다. 이 곳에서 청소년은 요리를 해도 되고, 그림을 그려도 되고, 춤을 춰도 된다.
덴마크에는 7~9학년 때 직업을 체험해보는 의무화 교육 과정이 있다. 단지 현장을 방문해보고 강연을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닌 일정 기간 실무를 경험하면서 각자의 적성과 진로를 파악하는 시간이다. 목공업에 관심 있던 친구는 작업장에 가서 실제로 목수가 되어 볼 수 있다. 영국에서는 고등학교를 마친 후 바로 대학에 가지 않아도 된다. 학생들은 여행, 자원봉사 등 자신이 하고 싶었던 활동을 하며 꿈을 찾는 기간을 가진다. 이는 선택과정이지만 교육부가 장려하는 활동이며 많은 학생들이 실현하고 있다. 한국 정규 교육에 이러한 과정은 없다. 그래서 느루 같은 공간이 더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한 친구가 목공에 관심이 있으면 느루에서 지역사회의 목수 어른과 연결을 해준다.
직접 도서관으로 초빙하여 그 과정을 듣고 체험을 간다. 요리에 관심이 있으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요리를 할 수 있다. 그래서 느루에서는 금요일마다 카페에서 요리를 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느루는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꿈을 찾고 튼튼하게 자라서 또 다른 청소년을 이끌어줄 수 있는 멋진 순환 관계를 바라고 있다. 나 또한 그 순환을 응원한다.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