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검찰이 백복인(51) 현 사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약 9개월 동안 진행된
KT&G(033780) 수사를 마무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석우)는 지난해 8월부터 KT&G 비리를 수사한 결과 전·현직 사장, 전 부사장 등 주요 임직원 7명, 협력·납품업체 임직원 17명 등 총 42명을 기소하고, 이중 15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백 사장을 배임수재·증인도피 혐의로, 방모(60) 전 한국인삼공사 사장을 배임수재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백 사장은 지난 2011년 2월부터 2012년 초까지 KT&G의 광고대행업체로 J사가 선정된 것에 대한 청탁의 대가로 광고 수주를 알선한 A사 대표 권모(47·구속 기소)씨로부터 6회에 걸쳐 총 5500만원 받은 혐의다.
또 2013년 5월 경찰청이 진행하던 민영진(58) 당시 사장에 대한 배임 혐의 등 수사와 관련해 핵심 참고인에게 외국에 나가 있으라고 지시해 그달 6일부터 16일까지 태국으로 도피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방 전 사장은 2011년 7월과 2012년 7월 한국인삼공사의 광고대행업체로 선정된 J사와의 거래를 유지하기 위한 청탁 대가로 J사 당시 사장 박모(53·구속 기소)씨에게 백화점 상품권 1000만원씩 총 2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2013년 7월에도 방 전 사장은 J사 사장 김모(47)씨로부터 거래 관계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탁 명목으로 백화점 상품권 1000만원을 전달받은 혐의다.
검찰은 KT&G 고위층에 영향력을 행사해 광고를 수주할 수 있는 것처럼 협력업체 S사를 속여 2014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3억6800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카드업체 홍보실장 이모(46)씨와 사진작가 박모(52)씨를 이날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9월15일 민 전 사장을 1억79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배임수재 혐의와 6억6000만원 상당의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했고, 지난달 30일 결심 공판에서 징역 3년에 추징금 1억4500여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KT&G가 납품업체에 제조원가를 전액 보전해 주면서 제조원가 중 일정 비율(4.41%)을 이윤으로 보장하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흡연억제 대책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에만 1201억원의 광고선전비를 투입하는 등 광고·마케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업체 선정이나 평가와 관련된 각종 비리도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공기업에서 민영화된 업체 중 전·현직 사장의 비위 혐의가 모두 확인돼 기소된 첫 사례"라면서 "2002년 완전 민영화된 이후 국가기관에 의한 관리·감독이 사라졌고,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완전 경쟁 아래에서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한 경영 합리화 노력의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소속 직원들이 지난해 10월2일 오후 서울 강남구 KT&G 건물에서 민영진 전 KT&G 사장 집무실과 비서실 등 압수수색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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