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인생설계에서 재무설계가 가장 중요한 시기에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49.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한국형 타깃데이트펀드(TDF)’는 지금까지 국내에 없던 연금 솔루션 상품이 될 것이다.”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21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캐피탈그룹과 공동으로 개발한 한국형 TDF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삼성자산운용이 출시한 한국형 TDF는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타깃데이트(Target Date)로 상정하고, 사전에 정한 생애주기에 맞춰 자동 자산배분 프로그램(Glide Path)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자산배분 펀드다.
쇼 와그너 캐피탈그룹 회장이 21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형 타깃데이트펀드(TDF)’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삼성자산운용
‘한국형 TDF’ 모델, 생애주기별 6개 유형
구성훈 대표는 ▲한국인 맞춤형 ▲11개 글로벌 펀드에 분산투자 ▲자동 자산배분 리밸런싱 ▲6개 펀드 라인업 등을 이 상품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특히 미국에서 실제 TDF를 운용하고 있는 캐피탈그룹의 데이터베이스와 분석 노하우를 한국형으로 설계해 퇴직연령, 기대수명, 취업연령, 임금상승률 등 미국인과는 다른 한국인 고유의 자산배분 프로그램을 적용한 것이 강점이다. 쇼 와그너 캐피탈그룹 회장은 “한국은 미국보다 은퇴연령이 빠르고 기대수명은 미국인보다 빠르게 길어지고 있으며, 공적 의료보험 보급률이 높은 등 차이가 있다는 점에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한국형 TDF는 2020년부터 2045년까지 매 5년 단위의 은퇴시점인 2020, 2025, 2030, 2035,2040, 2045 펀드 등 총 6개 펀드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 2020펀드는 은퇴시점이 2020년이 되는 50대 이상, 2045펀드는 2045년에 퇴직하는 20~30대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다. 6개 TDF는 캐피탈그룹이 운용하는 11개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분산 투자한다. 투자 대상은 미국, 유럽, 아시아, 이머징시장의 주식과 채권펀드를 망라한다.
현재 30세인 투자자가 60세에 은퇴하고 이후 30년간 90세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해 2045펀드에 가입할 경우, 주식비중이 청년기에는 79%까지 그리고 은퇴시점에는 29%, 이후 30년간 18%로 배분, 적극적 투자에서 보수적 투자로 자동 분산투자된다. 주식펀드 내 자산 배분에서도 초기에는 성장주펀드 중심에서 인컴펀드 쪽으로, 채권도 하이일드 비중을 점차 줄이고 글로벌 채권 중심으로 안정성을 고려해 투자하게 된다.
즉, 대부분의 연금자산 투자자가 자산배분에 대한 방법과 시기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은퇴시점만 정하면 신경 쓰지 않아도 펀드가 최적의 투자를 수행하도록 만든 만큼 TDF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동 리밸런싱·글로벌 분산투자로 수익 높여
이번에 출시한 한국형 TDF는 퇴직연금(DC형)과 개인연금 펀드로, 가입자 스스로 운용해야 하는 기존 연금상품과 달리 은퇴시점을 정하면 펀드가 스스로 주식과 채권비중을 조절해 운용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김정훈 삼성자산운용 연금사업본부장은 “지금까지 국내에 ‘라이프사이클’로 소개된 펀드들은 사실 대부분 라이프스타일 펀드에 가깝다”며 “이러한 기존의 라이프스타일 펀드들은 연령별로 주식채권 비중을 임의의 비율에 맞춰 계단식으로 설계돼 삼성한국형TDF의 자산배분 프로그램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캐피탈그룹이 운용하는 11개 펀드를 통해 자산배분 효과도 극대화한다. 구성훈 대표는 “진정한 의미의 노후대비 분산투자는 글로벌 주식·채권에 효과적으로 투자해서 추가 수익 기회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7년 설정된 캐피탈그룹 6개 TDF는 3년 및 5년 연 평균수익률이 약 9~10%에 이르면서, 상위 1%에 속하는 성과를 냈다. 총 보수는 2020펀드가 약 0.67%, 2045펀드가 1.10%이며, 세금은 연금세법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쇼 와그너 회장은 “미국의 TDF시장은 90년대 중반 첫 선을 보인 후 현재 시장규모가 약 7630억달러(약 900조원)규모로 성장했다”며 “한국의 금융상황과 한국인의 라이프사이클 변화에 맞춰 연금 제도가 개편되고 있어 TDF상품이 크게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미국도 2006년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 제도(연금 자동가입제도)가 도입되면서 TDF가 크게 성장했다며 한국 퇴직연금 제도도 이에 맞춰 개편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래·은퇴 대비 연금자산 관리수단으로 가장 효율적인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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