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가 올 시즌 첫 승을 챙기면서 2016 리우데자네이루(리우) 올림픽 출전 티켓 싸움에 우위를 점했다. 다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한국 남자골프 '맏형'인 최경주(46·SK텔레콤)가 최근 컨디션을 바짝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태는 17일(한국시간) 미에현 나고야의 도켄다도 컨트리클럽(파71·7181야드)에서 열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도켄 홈메이트컵(총상금 1억 3000만엔·약 13억 8300만원)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를 치며 최종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했다. 김경태는 곤도 도모히로(일본)와 연장 3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일본 본토에서 열린 첫 대회를 기분 좋게 잡았다.
우승 상금 2600만엔(약 2억7600만원)을 손에 쥔 김경태는 올 시즌 첫 승이자 일본 무대 개인 통산 11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11월 마이나비 ABC선수권 대회 이후 약 5개월 만에 이룬 값진 우승이다. 이번 정상으로 김경태는 올 시즌 상금 2674만5130엔(약 2억8400만원)을 기록하며 송영한(24·신한금융그룹)을 제치고 이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일본 무대 상금왕과 최우수선수상을 휩쓴 위력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무엇보다 이번 승리는 그간 부진을 털고 리우행 열차 탑승의 희망을 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김경태는 올 시즌 일본 투어와 아시아투어를 겸해 열린 SMBC 싱가포르 오픈(컷 탈락)과 레오팔레스21 미얀마오픈(공동 26위)에서 부진했다.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챔피언십에선 공동 42위에 그쳤다. 확실한 성적표를 내지 못하면서 곳곳에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네 번째 대회 출전 만에 분위기를 바꿨다.
18일 현재 세계랭킹 75위인 김경태는 26위인 안병훈(25·CJ그룹)에 이어 한국 선수론 두 번째로 순위가 높다. 김경태의 뒤를 이어 최경주가 98위로 뒤를 잇고 있다. 김경태는 한 국가당 세계랭킹 상위 두 명에게 주어지는 리우행 티켓 획득 가능성을 높였다.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순위지만 이번 우승으로 차이를 더 벌리며 달아났다.
리우 올림픽 남자골프 코치로 선정된 최경주는 이미 선수로도 올림픽에서 뛰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후배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대망의 올림픽 무대에 도전했다. 최근 2년 부진하면서 세계랭킹 300위권 밖까지 밀렸던 최경주는 올 시즌 두 번이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톱 10에 진입하며 선전했다. 지난해 19개 대회에 출전해 단 한 차례로 톱 10 안에 들지 못한 것과 대비된다. 최경주는 순위를 100위권 안까지 끌어올리며 막판 불꽃을 태우고 있다.
김경태가 한 발짝 앞서가는 형국이지만, 리우 올림픽이 열리는 8월까지는 많은 대회가 남았다. 안병훈의 리우행 열차 탑승이 사실상 유력한 가운데 김경태와 최경주가 남은 한 장을 놓고 치열한 대결을 펼친다. 앞으로 꾸준한 성적을 거두는 자가 티켓을 차지할 예정이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김경태가 17일 도켄 홈메이트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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