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 유통점에서 소비자들이 LG전자의 공기청정기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
[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공기청정기 품질관리에 나선 가운데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은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중국은 높은 경제성장과 함께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면서 기존 황사에 미세먼지 등 심각한 대기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13일 한국무역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지난해 상반기 74개 도시를 대상으로 공기오염 정도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를 초과한 일수가 절반을 넘어선 55.6%에 달할 정도.
실내 공기라도 깨끗하게 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도 폭증했다. 중국 일반 가정의 공기청정기 보급률이 아직 10% 미만으로 성장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기업들과 로컬 기업들이 앞다퉈 공기청정기를 내놓으며 수요 잡기에 나선 가운데 품질문제가 뒤따랐다. 공기청정기에 대한 국가표준이 없다 보니 저품질의 제품들도 시장에 유입되면서 소비자 피해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달 1일부터 ▲CADR(공기정화량) ▲CCM(누계정화량) ▲에너지효율 ▲소음 등 4가지 지표를 담은 ‘신 공기청정기 국가표준’을 시행했다. 공기청정기 제품에 4가지 지표의 값을 표기하도록 해 소비자들이 판단하기 힘들었던 정화능력 등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시장이 품질 논란과 제도 마련으로 홍역을 치렀지만 국내 기업들은 이미 국가표준에 준하는 품질 기준을 따르고 있어 큰 영향은 없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기술력의 차별화로 낮은 품질의 현지 기업들을 따돌릴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중국공기청정기산업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은 한국으로부터 4323만달러(약 500억원) 규모의 공기청정기를 수입했다. 중국의 국가별 공기청정기 수입 규모에서 한국은 2013년과 2014년에 이어 1위를 유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는 프리미엄 위주로 제품군을 꾸렸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블루스카이’에 포름 알데히드 제거 등의 기능을 추가한 중국향 제품을 내놨다.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몽블랑’을 전면에 내세운 LG전자는 둥근 물건을 집안에 두면 복·재물·건강이 찾아온다고 믿는 중국인들의 성향을 반영해 둥근 모양의 외관에 행운과 재물을 상징하는 금색과 은색을 채용했다. 성능은 이미 중국 칭화대학과 상해시로부터 인증 받은 만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코웨이와 위닉스 등 중견 생활가전 기업들은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중국사업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가전기업들은 코웨이와 위닉스가 생산한 제품을 공급받아 그들의 상표를 달고 판매한다. 코웨이는 상하이 계량시험기술연구원(SIMT)에서 현지 판매용 제품의 필터 등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코웨이 측은 “이미 현지 시험기관의 기준에 맞춰 품질관리를 하고 있다”며 “새로운 기준이 도입되더라도 비슷한 수준의 품질 평가를 받고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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