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밴드 씨엔블루(정용화, 이종현, 강민혁, 이정신)가 새 앨범으로 컴백했다. 씨엔블루는 지난 4일 미니 6집 앨범 '블루밍'(BLUEMING)을 공개했다. 팀의 리더 정용화가 작사, 작곡을 맡은 타이틀곡 '이렇게 예뻤나'는 펑키한 비트의 베이스와 화려한 브라스 사운드가 인상적인 경쾌한 템포의 팝록 곡이다. 가사에는 좋아하는 여자를 향해 달콤한 고백을 하는 남자의 이야기가 담겼다.
이밖에 이종현이 작사, 작곡에 참여한 '더 시즌즈'(THE SEASONS), 이정신의 자작곡인 '위드아웃 유'(WITHOUT YOU) 등 총 5곡이 이번 앨범에 수록됐다. 지난해 발매한 정규 2집 이후 7개월 만에 가요계에 돌아온 씨엔블루 멤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왼쪽부터 씨엔블루의 이종현, 정용화, 이정신, 강민혁.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컴백 소감은.
▲(정용화)이제 막 앨범을 내놨는데 왠지 발매한지 오래된 느낌이다. 지난 앨범이 나왔을 때부터 발매를 계획했던 앨범이기 때문에 그 연장선상에 있는 느낌이 있다.
▲(이정신)지난 앨범을 내고 계속 투어 콘서트를 했다. 얼마 전에 아시아 투어가 끝났기 때문에 금방 컴백을 하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이렇게 예뻤나'는 지금까지 우리가 발표했던 노래 중 가장 경쾌하고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곡이다.
-지난해에 발표한 정규 앨범에 이어서 이번에도 멤버들의 자작곡으로 앨범을 채웠다. 자작곡을 내놓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정용화)사실 부담스럽기는 하다. 장단점이 있다. 자작곡을 내서 잘 되면 두 배의 쾌감을 느끼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경우에는 두 배로 힘든 것 같다. 그래도 우리의 색깔은 우리가 제일 잘 알고,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작곡을 계속 내고 있다.
◇씨엔블루 정용화.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자작곡을 쓰면서 어려운 점은.
▲(정용화)곡을 계속 쓰다 보면 "후렴구에서는 뭔가 터지는 부분이 있어야 돼"와 같은 강박 관념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 상태에서 기계처럼 곡을 쓰게 되면 인위적인 느낌의 노래가 나온다. 아는 게 독이 되는 경우다. 뭔가 의도를 가지고 곡을 수정하다 보면 결국 후회하게 된다.
-'이렇게 예뻤나'를 만들 때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뒀나.
▲(정용화)브라스의 따뜻한 느낌을 이번 곡을 통해 표현하고 싶었다. 가사에 신경을 많이 쓴 노래다. 내 성격이 많이 반영된 가사라고 생각한다. "조금은 부끄럽지만 못 믿을 말 한번 할게. 이렇게 예뻤나 성격에 두 번 놀라" 같은 가사인데 나는 실제로 여자친구가 있으면 이렇게 능글 맞은 멘트를 하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부담감을 가지고 곡을 쓰면 멋을 부리게 되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을 배제해보자는 취지로 곡을 썼다.
-평소 곡 작업은 어떻게 하나.
▲(이종현)직업병이라면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언제부터인지 너무 슬프거나 행복할 때 나도 모르게 그 순간을 녹음하게 됐다. 이별 후에 굉장히 슬픈데 모든 것을 뒷전으로 하고 녹음을 하는 식이다.
▲(정용화)다른 사람이 울면서 연인과 헤어진 이야기를 하면 위로를 해줘야 하지 않나. 그런데 머릿속으로 그 상황을 그리면서 곡을 쓰는 데 필요한 단어와 테마를 떠올리기도 한다.
◇씨엔블루 강민혁.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이종현과 이정신의 자작곡도 이번 앨범에 실렸는데.
▲(이정신)일본에서 발표한 앨범에 자작곡을 한 번 실은 적이 있는데 한국 앨범에 내 자작곡을 싣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다른 멤버들이 작사, 작곡 활동을 했는데 대단하다고 느꼈다. 기대도 되고, 걱정도 됐는데 내 곡이 앨범에 담겼다는 것이 기분 좋다.
▲(이종현)작년에 만든 곡인데 1년이 지나서 보니 가사를 다시 써야할 것 같아서 다시 썼다. 원래 가사가 더 어려웠는데 듣는 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다시 썼다.
-데뷔 7년차를 맞았다. 신인 시절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정용화)우리는 데뷔 2주 만에 1위를 하고, 그해에 낸 노래들이 다 히트하면서 승승장구를 했다. 그때는 그게 영원할 거라 생각했다. 그러면서 감사함을 잊기도 했다. 사람이 힘들고, 피곤해지면 초심을 잃게 되더라. 하지만 지금은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면서 곡을 쓴다. 나를 사랑해주는 팬들에게 보답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내가 계속 발전을 하고, 변화를 해야된다는 다짐도 한다.
▲(이종현)우리가 데뷔했던 2010년이 지금 돌이켜 보면 나에게 너무 비극적인 해였던 것 같다. 감사함을 잊고, 모든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놓친 것들이 너무 많다. 지금은 작은 것 하나에도 행복할 수 있다.
◇씨엔블루 이종현.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그런 점에서 가수를 꿈꾸고 있는 후배들을 보면 많은 생각이 들 것 같다.
▲(이종현)얼마 전에 종영한 Mnet '프로듀스101'에 걸그룹이 되고 싶은 연습생들이 나오지 않았나. 지금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는 생각에 연습생들이 울 때마다 내 가슴이 너무 아프더라.
-큰 사건사고 없이 오랫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금의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정용화)내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제동이 걸리는 게 너무 싫다. 그래서 사생활 관리를 철저히 한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음악 작업을 하는 이유다. 그러다 보면 지치는 순간이 가끔 오지만, 불평을 하지는 않는다.
-아이돌 밴드라는 점 때문에 데뷔 초부터 대중의 선입견과 부정적인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인데.
▲(이정신)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진 것 같지만, 아직까지 안 좋게 보시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알아주신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제는 그런 부정적인 시선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이종현)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안 한지 3~4년이 지났다. 이제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씨엔블루 이정신.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데뷔 7년차인데 후배 그룹들 사이에 있으면 이제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이 들 때는 없나. 눈에 띄는 후배는?
▲(정용화)매번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느낀다. 음악 방송을 갔는데 우리가 제일 선배더라. 기분이 묘했다. 후배들 중에는 방탄소년단이 눈에 띈다. 방탄소년단이 데뷔했을 때 춤을 정말 잘춘다고 생각했는데 인기 그룹이 된 이후에도 그런 부분을 유지하더라. 쉽지 않은 일이다. 진짜 열심히 하는구나 싶었다. 방탄소년단과는 작곡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앞으로 더 잘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강민혁은 앨범 활동과 방송을 앞둔 드라마 '딴따라'의 촬영을 병행하게 됐다. 힘든 점은 없나.
▲(강민혁)어차피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힘든 것은 없다. 7개월 만의 컴백인데 앨범이 일단 잘 됐으면 좋겠다. 음악 활동과 연기 활동 둘 다 잘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활동 계획과 목표는.
▲(정용화)각자 개인 활동을 병행하면서 개인 활동과 팀 활동 모두 최선을 다해서 할 예정이다. 이번 앨범 활동을 건강하게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이종현)얼마 전에 전설적인 록밴드인 롤링스톤스의 다큐멘터리를 봤다. 멤버들이 50세가 넘었는데 지금도 막내가 커피 심부름을 하더라. 우리도 팀 막내인 정신이가 50세가 넘어서 커피를 탈 정도로 오랫동안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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