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춘래불사춘', 관망세 더욱 짙어져
1순위 마감 28.6%에 불과…"옥석가리기 본격 시작돼"
2016-03-17 16:36:59 2016-03-17 16:36:59
[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계절적 성수기가 시작됐지만 최근 분양시장 분위기는 '봄은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뜻의 '춘래불사춘'이란 말이 딱 맞아 떨어진다. 전세난 심화지역을 중심으로 몰리던 실수요자들마저 청약에 보수적인 자세다.
 
당초 이달에만 4만가구 가량이 쏟아지면서 향후 청약시장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건설업체들도 분양시기 조절에 들어가면서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
 
17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이날 기준 3월 전국에서 청약을 접수한 단지는 모두 28곳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1순위 마감 단지는 28.6%인 8곳에 불과했다.
 
지난 1월 26개 단지 중 9곳(34.6%), 2월 23개 단지 중 9곳(39.1%)이 1순위에서 마감됐던 것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청약통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2순위에서도 마감을 기록하지 못한 미분양 단지는 이달 들어 벌써 10곳이 나왔다. 지난 16일 1순위 청약을 접수한 4개 단지가 2순위로 청약이 넘어간 것을 감안하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메이저 건설사가 경기 광주에서 청약을 접수한 테라스하우스 3개 블록 역시 1순위에서 모두 주인을 찾지 못했다. 도심 속 전원생활이 가능해 지난해 열풍이 불었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경기 안성은 이달 들어 청약을 진행한 2개 단지가 모두 미분양으로 남게 됐다.
 
◇분양시장 계절적 성수기로 일컬어지는 봄이 왔지만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여전히 지속되는 모습이다. 사진/김용현 기자
 
 
분양물량 역시 당초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공급자인 건설업계 역시 시장 분위기를 좀 더 지켜보자는 관망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지난 달 업계에 따르면 3월 분양 물량은 4만여가구로 예정됐다. 하지만 17일 기준 청약을 접수한 단지는 당초 예상치의 4분의 1을 조금 넘는 1만2000여가구에 불과하다.
 
중견건설업체 관계자는 "내달 올해 마수걸이 분양을 앞두고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데 아직은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지난해의 경우 연초부터 지역 내 랜드마크 단지들이 분양시장에 나왔지만 올해는 이렇다 할 대단지 분양이 진행되지 않아 수요자들이 청약통장 사용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수요가 빠지면서 본격적인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분양시행업체인 A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연초에 청약제도 개편에 따라 1순위 자격을 갖춘 수요자들이 대거 발생하면서 실수요 뿐 아니라 투자수요까지 유입되면서 분양시장이 크게 활성화됐지만 올해는 공급과잉과 대출규제에 따른 주택시장 불확실성으로 투자보다는 실수요 위주의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역세권이나 학군 등 입지적 장점을 갖춘 단지들은 인기를 끌겠지만 그렇지 못한 단지들은 철저히 외면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업계에서도 사업지의 입지나 예상 분양가 등을 꼼꼼히 살피는 등 사업성 분석에 보다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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