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한동안 거침없이 올랐던 국내 증시가 당분간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 후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둔 경계감이 시장에 확산된 가운데, 최근 단기 상승분에 따른 기술적 부담도 만만치 않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15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3포인트(0.12%) 내린 1969.97로 장을 마쳤다. 지난 9일부터 4거래일째 상승해 1970선을 회복했지만, 1980선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다시 미끄러지는 모습이다. 기관이 1296억원을 순매도하며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주 국제유가 급등과 유럽중앙은행(ECB)발 정책효과, 밸류에이션 매력에 힘입어 단기 상승한 데 따른 기술적 부담이 이날 지수 하락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초부터 시작된 코스피 반등세가 지난 1년간 주가의 평균 수준(1980포인트)에 근접했다”며 “지금까지 코스피는 낙폭 과대에 따른 가격 매력으로 반등했지만, 주가가 지난 1년간 평균 수준에 도달한 시점에서 이전에 가졌던 가격 매력은 사라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술적 부담은 당분간 국내 증시의 숨 고르기 국면을 연장시킬 전망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지수의 탄력은 둔화될 수 있다”며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지만, 강력한 매수세가 아니라 다른 신흥국 시장과 비슷한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코스피는 잠시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FOMC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의 관망 심리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FOMC를 기점으로 글로벌 정책 모멘텀이 소강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를 고비로 증시가 글로벌 정책 모멘텀의 정점을 지난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망세와 경계심이 재차 부각될 여지가 있다”며 “FOMC에서도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발언을 바라기는 쉽지 않고, 지난 주 ECB회의 때처럼 단기적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될 수 있어 상황 변화에 따른 발빠른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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