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들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모델포트폴리오(MP)에서 주가연계증권(ELS)를 편입시키지 않으려 하고 있다. 14일 출시 이후 ISA 시행 초반에 위험성보다는 안정성에 포커스를 맞춘다는 입장이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뉴시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
대우증권(006800), 신한금융투자 등 주요 8개 증권사는 ISA 시행에 앞서 가진 설명회에서 일임형 ISA에 ELS를 상품 구성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 대신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환매조건부채권(RP), 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MP를 구성했다. 김분도 KDB대우증권 랩운용부장은 “ISA 점유율 1위를 노리기보다는 ‘국민 자산 늘리기’라는 취지에 맞게 변동성을 최소화해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서 ELS 등 파생결합증권이 타 상품에 비해 기대 수익률이 높아 모델포트폴리오에서 일정 부분의 비율을 차지할 것이란 시장 안팎의 시각과 거리가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홍콩 증시가 급락하면서 홍콩H지수 기반 ELS가 대규모 손실 구간에 들어서 원금손실 우려가 확대된 점 등이 고려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일임형이라고 해도 향후 투자자가 ELS 편입을 요청하면 ELS 편입이 가능하다”며 시행 초기 안정된 운용에 포커스를 맞추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ELS는 개인들이 직접 많이 드는 상품이라 굳이 빠진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다”며 “ELS에 직접 자금을 넣는 투자자들도 많고, 이미 개별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다른 상품에 비해 익숙하고 잘 알려진 상품이라 필요하다면 직접 가입하는 게 어렵지 않다는 점 등이 많이 고려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ELS가 많이 깨지다보니까 증권사들도 그것을 직접적으로 모델포트폴리오에 담는 것에 부담스러웠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증권사의 이러한 움직임에 기대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시장 관계자는 “다른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크지만,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 ISA에 ELS를 담을 경우 그만큼 기대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며 “하지만 각 증권사들이 시행 초반 위험에 대한 부담에 몸을 낮추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세운 실장은 증권사들이 ISA 시행 초반에 공격적인 운용으로 수익률에 집착하기보다는 안정된 모습을 통해 신뢰를 형성하려는 목적이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ELS를 담으면 수익률 측면에서 개선되는 부분이 있겠지만, 증권사들이 ISA 시행 초반에는 사고가 터지는 것보다 별다른 탈 없이 안정감이 있다는 이미지를 확산시키며 신뢰형성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상 기자 kwanjj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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