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수주 기대감과 유가 급등으로 상승세를 보였던 조선주가 하락 전환했다. 전문가들은 조선주에 대한 호재들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향후 실적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대규모 적자와 업황 부진으로 약세를 보였던 조선주는 이달초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말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이란을 방문해 석유부 장관과 국내 조선업체들의 선박 수주에 대한 논의를 했다는 소식에 이란 특수 기대감이 생겼다. 유가가 서부텍사스유 기준으로 지난달 11일 배럴 당 26달러에서 현재 38달러 선까지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조선주가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추격매수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진/뉴시스.
이로 인해 이달 2일부터 10일까지 대우조선해양은 4440원에서 6180원(39.2%), 삼성중공업은 1만800원에서 1만2350원(14.4%), 현대증공업 10만5500원에서 11만9000원(12.8%), 현대미포조선 6만4800원에서 6만8400원(5.6%)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의 대규모 선박 수주 기대감은 최대 22조원까지 예상이 되면서 조선주들이 강하게 반등했다”며 “그러나 이란 특수 기대감은 과다하며, 향후 주가는 진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이란 호재와 유가 상승은 이미 주가에 반영됐으며, 현재 조선 업계의 상황은 좋지 않다”며 “향후 조선 업체들의 실적발표가 주가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강록 교보증권 연구원은 조선주 상승에 따른 추격매수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유가 상승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된 점도 있지만 실제 조선소들의 먹거리인 해양플랜트 발주가 나오기 위해서는 유가가 배럴 당 60달러 수준까지 올라야 한다”며 “연초 선박 발주량은 전년 대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일부 조선소는 현재까지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하는 등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도 조선주의 주가급등 이후 투자매력도가 하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엄 연구원은 “올해 2월까지 대형 3사의 수주는 3척에 불과한 상황인데, 상반기 이후 대규모 잔량감소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유가 상승폭이 제한될 경우 조선주에 대한 투자매력도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공격적인 추격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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