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 직원들이 일부 영업사원들을 대기발령시킨 사측에 반발해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실적부진이 빌미지만 사실상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올해 100~200여명의 영업사원들이 추가 정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약품은 영업사원 800여명 규모로 상위 제약사보다 2~3배 많은 인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 노조는 9일 서울 도곡동 모처 커피숍에서 노조 설립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지난 29일 송파구청에 노종조합 설립을 인준 받았다고 밝혔다.
한미약품 노조는 조합원 20여명에 달하며, 계속 인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주로 영업사원 위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진다. 초대 지회장도 선출됐다.
노조는 사측에 노조창립총회 개최, 신규가입원 홍보 등의 단체교섭을 통보한 상태다. 사측이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으면 규탄대회를 열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9일 옥외집회 신고서를 서울송파경찰서에 접수했다. 개최일시는 오는 3월18일까지다.
이날 자리에서 한미약품 노조 법률대리인 지석만 노무사는 "사측이 20년 이상 장기근로한 영업사원 30여명을 지난해 10월 일방적으로 대기발령시켰다"며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부여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경고처분 누적으로 징계 해고하겠다고 하는 등 사실상 일방적인 구조조정 수순"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 노조위원장은 "이후에도 비공식적으로 80여명 정도가 대기발령자로 통보를 받았다"며 "노조를 설립하겠다고 하자 현재 대기발령 통보가 보류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인력 구조조정이 확대될 것"이라며 "노조 설립을 통해 일방적 인력 구조조정을 막고 노동자로서 사측에 정당한 요구를 하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오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명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사측에 요구하는 사항이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 절차를 밟아 원활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어 "한미약품이 공정경쟁 영업문화 정책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변화된 정책에 적응하지 못한 직원들(CP 위반에 따른 징계)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해당 영업사원들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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