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박 대통령 실명 거론하며 "무모한 무력증강"
초강경 대미·대남 메시지…"핵탄두 쏠 수 있게 준비해야"
2016-03-04 10:21:49 2016-03-04 10:28:30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실전 배비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김 제1위원장은 신형 대구경 방사포 시험사격을 현지지도하면서 "미제가 군사적 강권을 휘두르면서 다른 나라와 민족들에 전쟁과 재난을 강요하고 있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우리 민족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도는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해 힘의 균형을 이룩하는 것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4일 보도했다.

 

이는 전날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가 통과되고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폭정을 중지시키겠다는 등 초강경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역대 최대 규모의 한미 연합연습(키 리졸브 및 독수리 연습)7일부터 시작되면서 사실상 준전시 상태에 돌입하는 북한 내부를 다잡기 위한 의미도 있어 보인다.

김 제1위원장은 "적들이 '참수작전''체제붕괴'와 같은 어리석기 짝이 없는 마지막 도박에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하여 정세는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 없는 험악한 지경"이라며 "적들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 대응방식을 선제공격적인 방식으로 모두 전환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적들이 각종 전략전술 무기들을 조선반도의 남쪽 땅에 배비해놓고 우리에 대한 위협공갈을 일삼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핵무력 강화의 필요성을 보다 더 절실히 느끼게 되는 역사적 시기"라며 "핵보유를 선택하고 핵무력을 백방으로 장성 강화시켜온 길이 얼마나 정당했는가를 확신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제1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박근혜가 지금 뒷일을 감당해낼 대책도 없이 무모한 무력증강 놀음을 벌여놓고 선제공격까지 운운하고 있는데 이는 섶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권이 미제를 겨냥하는 우리의 핵타격 무장의 조준경 안으로 들어오는 자살적인 망동을 당장 걷어치우고 이성적으로 분별있게 처신하고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조선인민군은 섬멸의 포문을 열어두고 박근혜의 생존욕과 생존방식을 지켜볼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제1위원장이 현지지도한 곳은 3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 올리는 장소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중앙통신>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주요 타격대상들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있는 정밀유도체계를 갖춘 첨단 장거리 대구경 방사포 체계"라고 전했다. 

 
황준호 기자 jhwang7419@etomato.com
 
북한 노동신문이 2일 보도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 장면이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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