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23일 영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국민투표를 앞두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우려감이 커지자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7년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에 파운드화의 추가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영국 런던 영란은행에 한 직원이 파운드화 기호로
된 바닥을 지나고 있다. 사진/로이터
영국 BBC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파운드화 가치는 미 달러화에 대해 파운드당 2.4% 급락한 1.4059달러까지 추락했다. 이는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우려가 가중되면서 파운드화가 급격하게 약세를 띄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은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과 마이클 고브 법무부장관이 전날 브렉시트 지지를 공식 선언한 것이 불을 지폈다.
씨티은행 분석가들은 사회적 지위를 가진 두 관료들의 EU 탈퇴 입장 표명으로 전체 유권자들이 브렉시트 찬반 투표에서 EU 탈퇴를 선택할 가능성이 종전 20~30%에서 30~40%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탄력을 받게 되자 국제 신용평가사에서는 영국이 EU에서 탈퇴할 경우 경제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무디스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영국 신용등급이 ‘부정적’으로 강등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 등 교역과 기업 투자가 위축돼 경제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다.
결론적으로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파운드 약세에 베팅하는 것은 브렉시트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될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외국인 투자자들이 영국 자산에 장단기적으로 투자할 유인이 없다는 것이다.
사이먼 스미스 외환선물중개업체 에프엑스프로(FXPRO)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좋거나 나쁘다는 것을 논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브렉시트가 가진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파운드화의 추가적인 약세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투표가 시행될 6월까지 혹은 그 이상으로 영국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니콜라스 레이저 켁스턴(CAXTON) FX 애널리스트는 “파운드화가 적어도 4개월 동안엔 계속 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향후 브렉시트 찬반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파운드화의 약세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파운드화가 중기적으로 약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영국 내 기업들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파운드화 약세가 국제 수출시장에서 영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영국 관광객들에게 긍정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영국 파운드화 약세가 소비자들의 구매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수입 의존도가 높은 자국 기업들에게는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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