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3일 열릴 예정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4)의 성년후견인 지정 법원 심리를 앞두고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과 판단력에 문제가 없다며 이를 증명할 영상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제출할 동영상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자신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78)씨가 자신에 대해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했다는 소식을 법률 대리인으로부터 전해 듣고 황당해 하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이 동영상을 소송 과정에서 재판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이 다음달 3일 법원에 출석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은 법원의 출석 요구를 받긴 했지만 출석 의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성년후견인 지정 심리는 그동안 신격호 총괄회장을 두고 논란이 된 정신건강 이상설 등이 공식적으로 확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롯데그룹을 두고 둘러싼 형제간의 경영권 소송전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서 쟁점이 된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이상 여부가 법정에서 가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그룹 측은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이 건강이 좋지 않은 신격호 총괄회장을 경영권 주장의 수단으로 앞세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신 전 부회장 측은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신정숙씨는 서울가정법원에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하고, 후견인으로 신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씨와 자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동빈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을 지목했다.
만약 법원이 심리 결과에 따라 후견인 지정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법적으로 스스로 의사 결정이 가능한 상태로 인정받게 되지만, 후견인이 지정될 경우 신격호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이상설은 사실로 증명된다.
한편 롯데그룹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신청은 가족사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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