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LG화학이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삭감 문제에 대해 큰 영향은 없지만 향후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종현 LG화학 부사장(자동차전지 사업부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지난해 실적발표회에서 "중국의 신에너지 차량 관련 회의의 공신부 국장의 발표에서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리스트에서 빠진 것은 맞다"면서도 "중국 정부의 움직임은 지켜봐야 겠지만 최소한 한 분기 정도 지나면 방향이 정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외신 등을 통해 중국이 현지 전기버스에 LG화학이 주로 생산하는 NCM 배터리 대신 중국 업체들이 생산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LG화학 주가는 8% 가까이 하락했다.
김 부사장은 중국의 현 시장 상황에 대해 "중국은 NCM 기반의 제조 역량이 없는 것이 고민이기 때문에 NCM에 대한 평가 기준을 좀 명확히 한 뒤 추천목록에 넣을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라며 "상용차 중에서도 물류차는 여전히 보조금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자동차 제조 회사들은 용량이 높고 비용이 싼 NCM을 쓰기를 바라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면 금지는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중국의 전지 메이커는 LFP 밖에 없어서 그걸 갖고가고 싶어하는 등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17~2018년에는 올해보다 20% 축소된 보조금을, 2019~2020년에는 2017~2018년 보다 20% 축소된 보조금을 지급한 뒤 이후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을 없앨 예정이다.
이에 대해 김 부사장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감축은 이미 작년에 발표된 것으로 이는 전기차 육성 정책을 포기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만큼 제조비용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에 비해 매출 목표가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중국의 보조금 감소 정책을 이미 고려해서 사업계획을 짠 것"이라며 "전기차 매출 증가는 상용차 영향도 있지만 GM이 출시할 예정인 볼트(Bolt) 전기차 등 올해 약 20개의 신규 프로젝트 영향이 더 크다"고 재차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버스 보조금 문제가 사업 계획에 결정적 영향 줄 가능성은 없다"고 못박았다.
중국 업체들의 NCM 기술 개발과 관련해서는 "LG화학은 10여년 전에 NCM으로 배터리를 만든 최초의 회사"라며 "중국이 빠른 시일 내에 NCM 기술을 개발할 것은 틀림없지만 기술 수준 격차가 없어지는 것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정호영 신임 사장(CFO)도 "일부의 규제 변화가 사업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있겠느냐에 대해 생각해줬으면 한다"며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삭감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LG화학은 기초소재 부문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3년래 최대인 1조82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5% 감소한 20조2066억원을 기록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사진/뉴시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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