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K리그 1월 겨울 이적시장을 맞아 선수 영입을 공표하는 각 구단의 '오피셜'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 시즌에도 전북현대의 행보가 돋보인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리그 우승을 달성한 전북은 김보경, 이종호, 고무열, 로페즈, 김창수, 최재수, 임종은 등 유명 선수를 영입하며 일찌감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원하는 선수 대부분을 영입한 전북은 지난 23일 AFC 챔피언스리그 선수 등록이 끝나면서 사실상 올 시즌 전력 보강을 마쳤다. 공격수와 중앙 미드필더 정도만 최강희 감독이 추가 영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기업의 과감한 투자 덕분에 몇 년째 'K리그 1강'으로 불린 전북은 선수들이 뛰고 싶어 하는 구단으로도 유명하다. 전북은 현재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전지훈련에 한창인데 이적생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다.
국가대표 출신이자 영국에서 뛰다 처음으로 K리그에 입성한 김보경은 "선수들 개개인 능력이 좋다 보니 확실히 공격 쪽에 무게가 실리는 느낌이다. 이런 좋은 동료들과 하면 좋은 플레이가 나올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일본 J리그에서 돌아오며 전북을 택한 김창수는 "전북은 챔피언스리그 우승 준비 과정에 있다. 좋은 동료들까지 있어 한국에서 우승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각각 포항과 전남 유스 출신이자 지역 스타로 유명했던 고무열과 이종호도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고무열은 "K리그 최고 수준의 인프라와 환경을 보며 왜 전북이 최고 팀이 될 수 있는지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이종호는 "훈련에서 하는 미니게임조차 엄청나다. 내 팀이지만 어디까지 올라설지 정말 궁금하다"고 혀를 내둘렀다.
전북 생활 2년 차인 김형일은 "성적이 요구되는 만큼 구단의 지원도 최상이다. 좋은 숙소와 좋은 훈련시설을 충분히 즐기고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를 시작으로 로코모티프 모스크바(러시아), U-21(21세 이하) 슬로바키아대표팀, 알 아흘리(카타르) 등과 UAE에서 맞붙었다. 연습경기조차 다른 팀들이 탐낼 만한 상대와 잇따라 치렀다. 여기에 최강희 감독을 향한 선수들의 믿음과 최고참 이동국으로 대변되는 선수단의 성실함은 전북을 더욱 단단하게 하는 분위기다.
이제 전북은 뛰어난 성적과 더불어 구단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철근 단장은 "100년을 바라보는 클럽이 돼야 한다"며 "모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고 재정 자립도를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이 단장은 "예산만 줄이는 건 구단의 답이 아니다. 다양한 수익구조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지훈련에서 유망주 찾기에 한창인 최강희 감독은 "미래를 향한 선택이다. 한 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만 목표로 하지 않는다"면서 "꾸준히 정상권에 도전할 힘을 길러야 한다. 내일을 대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첫손에 꼽히는 전북은 성적 그 이상을 내다보는 중이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전북현대의 최강희 감독. 사진은 지난해 11월8일 제주와 경기에서 1-0으로 이긴 뒤 팬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리그 우승을 자축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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