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009540)이 대우조선해양 인사를 부사장급으로 영입했다. 위기 타개를 위해 경쟁사 인사 영입도 마다치 않는 분위기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정방언 전 대우조선해양 기술총괄 부사장을 촉탁임원(부사장급)으로 영입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대우조선해양 출신의 정방언 부사장이 신설된 프로젝트 리스크 매니지먼트팀 팀장으로 입사했다"고 전했다. 리스크 매니먼트팀은 해양플랜트 부문의 리스크를 점검, 최소화해 손익을 개선하기 위한 조직으로 올해 신설됐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과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이 5일 울산 동구 해양조립1공장과 해양플랜트 제작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현대중공업
정방언 부사장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대우조선해양에서 해양특수선설계 등 설계 관련 실무와 임원을 지냈다. 정 전 부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의 계열사인 삼우중공업 대표를 역임한 후 정성립 사장 취임 후 사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3사에서 임원급 인사가 경쟁사로 이직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다. 대우조선해양 출신으로 현대중공업 회장까지 지낸 민계식 회장 빼고는 조선3사의 임원급 이상의 이직은 흔치 않은 일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정 전 부사장의 이동은 현대중공업의 절박한 사정을 보여주는 일례"라고 말했다.
권오갑 사장이 신년사에서 밝혔듯 현대중공업의 최대 과제는 '흑자달성'이다. 현대중공업은 창사 이래 최대의 시련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13년 4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8분기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 전 사장단이 급여를 반납하고 자사주를 처분하는 등 비상경영체제를 가동 중이다.
한편 최근 현대중공업 통상임금소송 항소심에서 원고(노동조합) 승소로 판결한 1심 판결이 취소되면서 현대중공업은 한숨 돌리게 됐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약 6000억원 규모의 비용을 감축한 것으로 예상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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