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를 바꾸러 다시 정치판으로 돌아간다"라는 작별인사를 남기고 1년6개월 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최 부총리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12년전 처음 정치판에 발을 디딜때 했던 출사표처럼 경제를 바꾸러 다시 정치판으로 돌아간다"며 "정치개혁의 마중물이 되기 위해 지도에 없는 길로 지금 다시 새출발하겠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재임기간 동안 "순풍이라곤 받아본 적 없이 그야말로 사투를 벌인 항해였다"며 "과거 정부들이 욕먹기 싫거나 갈등이 두려워 중장기 과제로 미루곤 했던 여러 개혁과제들에 대해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은 하겠다며 당당히 맞서 왔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취임 당시는 참으로 막막했다"며 "경제주체들은 세월호 이후 길을 잃고 우두커니 서 있었고 시장과 정부는 괴리돼 '정책 약발'도 듣지 않았다"고 돌이켰다.
아울러 최 부총리는 "41조원 재정 패키지처럼 과감하게 대응했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처럼 성역 없이 접근했고, 가계소득 증대세제처럼 새로운 성장 방정식을 설계했다"며 "다행히도 실로 오랜만에 시장이 정책에 반응하기 시작했고, 성장률은 세월호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구조개혁의 큰 그림을 그렸다"며 "개혁에 대한 국민의 폭넓은 공감대를 확보해 쉼 없이 개혁을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 부총리는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기대만큼 많이 만들지 못했고 경기 회복도 체감할 만큼은 아니라는 점은 국민이 보시기에 많이 부족할 것"이라며 "스스로도 아쉽고 국민께도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제일 듣고 싶었던 '청년들이 취업 좀 되기 시작했다'는 말을 듣지 못하고 떠나게 돼 청년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후임자인 유일호 부총리에 대해서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2개국(G2) 리스크와 금융시장 불안의 파고를 헤치고 한국 경제를 잘 이끌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정치권의 대응능력 부재로 잃어버린 20년을 속절없이 맞이한 일본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된다"며 경제를 바꾸러 다시 정치로 복귀할 것을 밝혔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임식을 갖고 이임사를 하고 있다./사진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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