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차이나 쇼크’ 여파로 하반기 들어 발행 규모가 줄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 2003년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ELS 발행액이 76조9499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7.2%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3년 발행을 시작한 후 최대 규모다.
오봉록 예탁원 증권파이낸싱부 복합금융상품팀장은 “주식시장의 박스권 정체와 1%대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중위험·중수익 자산관리상품인 ELS가 투자 대안으로 호응을 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분기별로는 3분기 이후 발행량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6월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급락해 조기 상환이 감소하고, 손실 가능성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ELS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하반기 발행액은 상반기 대비 36.7% 줄었다.
금융당국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ELS 발행 시장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나선 영향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4분기 발행액은 12조7712억원으로 1분기(24조1042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모집 형태별로는 공모가 전년 대비 17.8% 증가한 8조1058억원으로 전체 발행액의 62.5%를 차지했다. 사모는 6.8% 감소한 28조8441억원으로 37.5% 비중이었다. ELS 투자에 관심이 높은 개인투자자들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공모 발행이 늘고 있다는 해석이다.
원금비보장형이 61조2865억원으로 전체 발행액의 79.6%를 차지했고, 전액 보장형은 15조6633억원으로 20.4% 비중 확보에 그쳤다. 주식시장 정체 탓에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부담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원금비보장형 ELS를 선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초자산별로 보면,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전체 발행액의 94%로 압도적이었다. 오 팀장은 "박스권 장세가 지속 중인 가운데 녹인(Knock-In·원금 손실 구간)에만 진입하지 않으면 확정된 수익을 지급하는 지수형 ELS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중 ELS 발행 규모 1위는 대우증권이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10조5289억원 규모(전체 발행액의 13.7%)의 ELS를 발행했다. 상위 5개 증권사의 ELS 발행액은 43조1941억원으로 전체의 56.1%를 차지했다.
상환 금액은 66조82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1.7% 증가했다. 조기 상환이 47조8607억원(71.6%), 만기 상환과 중도 상환이 각각 16조291억원(24%), 2조9318억원(4.4%)을 기록했다. 미상환 잔액은 66조992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8%(10조1438억원) 증가했다.
최근 5년간 ELS 발행 현황. 자료/예탁결제원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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