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여동생이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요청하면서 신동주신격호 형제간 경영권 싸움에 어떤 영향이 올지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78)씨는 18일 오후 변호사를 통해 서울가정법원에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을 신청했다.
신씨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 정상적 의사 결정이 힘든 상황이라며 성년후견인 대상으로 신 총괄회장의 부인인 시게미스 하츠코 여사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동주 전 일본홀딩스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 5명을 지명했다.
서울가정법원은 이날 신청에 대한 사건 배당을 늦어도 다음주 월요일(21일)까지 끝낼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성년후견인 지정신청에 대해 심리한 뒤 기각하거나 신청을 받아들여 대상자 중 일부를 지정할 수 있다.
문제는 법원이 신 총괄회장에게 성년후견인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경우다. 이 경우 신 부회장 입장이 불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 부회장은 그동안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있으며, 자신이 그 대리인이라고 자처해왔다. 다만, 성년후견인으로 신 부회장이 선정될 경우에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신 회장의 입장도 성년후견인으로 누가 지정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신 부회장과 신 회장 측 모두 성년후견인 대상으로 지목된 가족들을 설득하기 위한 물밑 작업에 곧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년후견인제도는 2013년 7월 과거 '금치산·한정치산제도'를 피후견인의 권익을 보호하는 쪽으로 대폭 보완·개선해 만든 제도다. '성년'의 고령, 장애 등으로 미약해진 법적 의사 결정을 후견인이 대리한다.
법원은 성년후견 신청이 들어오면 ▲본인 의사확인 및 진술청취 ▲청구인 및 관계인 의견제시 ▲정신감정 등 절차 등을 거쳐 후견인을 정한다. 물론 피후견 당사자의 복리가 최우선 고려사항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방문을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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