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삼성그룹 계열사에 흩어진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의 지분이 그룹의 마케팅기업인 제일기획으로 모인다. 이로써 삼성의 프로 스포츠단이 모두 제일기획의 휘하에 모였다.
지난 11월21일 오후 일본 도쿄돔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으로 진행된 한국-미국 경기가 한국의 8-0 승리로 종결되며 한국이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종료 이후 대표팀 이대호와 주장 정근우가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사진/뉴스1
제일기획은 11일 오전 "삼성 라이온즈 주식 12만9000주를 6억7596만원에 취득하기로 했다"라고 공시했다.
제일기획은 그간 삼성 라이온즈의 주식 3%만 갖고 있었고, 삼성 라이온즈의 최대 주주는 27.5% 지분의 삼성전자였다.
하지만 이번 인수로 제일기획의 삼성 라이온즈 지분 보유비율은 과반인 67.5%까지 늘었다. 삼성그룹 계열사라는 점은 변함이 없지만 이제 제일기획의 자회사로 변모한 것이다.
제일기획 "스포츠단도 이제 기업"…시너지 극대화로 신사업 기회 창출 노려
이날 오후 제일기획은 자료를 내고 "최근 국내 프로 스포츠 리그 환경의 변화에 따라 구단들은 과거 승패만을 중요시했던 '스포츠단'에서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과 팬 서비스를 통해 수입을 창출해내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제일기획은 글로벌 마케팅 솔루션 기업으로서 지난 20여년간 올림픽, 월드컵, 세계육상선수권, LPGA골프, 첼시FC 등 국제적인 스포츠 스폰서십과 관련 마케팅 활동을 수행해왔다"고 삼성 라이온즈 인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축구단 인수 후 K리그 유료 관중비율 1위 달성, 유소년 클럽 등 선수 육성시스템 강화, 통합 패키지 스폰서십과 브랜드데이 도입 등 마케팅 수익 창출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며 스포츠 경영능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일기획은 아울러 "프로야구의 제일기획 합류로 제일기획 소속 구단간의 시너지가 더욱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제일기획은 20여년간 축적해온 스포츠 마케팅 전문 역량과 보유 구단들 간의 시너지를 활용한 신사업 기회 창출 등 삼성 라이온즈를 더욱 강력한 명문구단으로 키울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스포츠 구단 마케팅 혁신 작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팬들에게 보다 만족스러운 볼거리와 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각 구단에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솔루션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이러한 시도는 각 리그에 활기를 불어넣고 자생력 확보를 목표로 체질 개선을 모색하는 프로스포츠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새로운 홈 구장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제일기획과 함께 새롭게 시작할 라이온즈의 힘찬 도약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일찌감치 예견된 제일기획 피인수…'둘째사위' 김재열 스포츠계 역할론 강화
제일기획의 야구단 인수는 이미 결정된 상태였으며 공식화되기 위한 세부 절차만 남았던 터다. 지난해 4월 이후로 제일기획은 그룹의 프로스포츠 구단(축구단, 남·녀 농구단, 배구단)을 차례차례 인수했고, 삼성그룹의 아마추어 종목에 대한 각종 지원은 축소하거나 중단했다. 유일하게 삼성 라이온즈만 기존 체제로 계속 유지돼 왔다. 이번 거래소 공시와 공식 보도자료 발표로 제일기획의 삼성 라이온즈 인수가 최종 확정된 셈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제일기획 이관은 프로스포츠 사업의 수익 강화 외에 다른 의미도 지닌다. 바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재열 사장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을 총괄하게 됐다는 점이다.
김 사장은 현재 삼성의 스포츠 정책 변화를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룹 내 단연 최대 규모이며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를 맡는 야구단까지 손에 넣으며 김 사장은 국내 스포츠계에 대한 막중한 영향력을 갖게 됐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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