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서초 세모녀 살해' 사건으로 기소된 강모(48)씨가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김상환)는 4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강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존언함 인간존재의 근원이며 그 자체가 목적이자 한번 잃으면 영원히 돌이킬 수 없다"면서 "강씨가 소중한 세모녀의 생명을 앗아간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반사회적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또 "강씨가 범행 당시 장기간 무력감과 상실감에 빠졌고 심신미약의 정도는 아니지만 중증도의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그런 정신상태를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강씨의 비상식적인 범행동기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씨는 자신이 자살하면 남은 가족들이 경제적 또는 심리적인 어려움에 처한다고 생각했으나 5억원의 부채 외에 다른 부채가 없었고 외려 시가 11억원 상당의 주택에 2억원 이상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경제적 목적 하에 범행을 저질렀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강씨는 당심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솔직히 고백하고 자신의 행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 유족들이 선처를 바란다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강씨는 재판부의 주문이 끝날 때까지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강씨는 지난 1월6일 새벽 3시쯤 자신이 전날 밤 건네준 수면제가 든 와인을 먹고 잠이 든 부인을 목 졸라 살해하고 8살인 둘째 딸과 13살인 큰 딸도 같은 방법으로 연이어 살해한 혐의로 구소 기소됐다.
1심은 "자신의 집에서 무방비 상태로 있던 자신의 처와 두 딸을 무참히 살해한 강씨에게는 인간의 생명을 존중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지난 1월13일 오전 서울 서초동 한 아파트에서 '서초 세모녀 살인사건' 혐의로 기소된 가장 강모(48)씨가 현장검증을 하기 위해 자신의 아파트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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