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8)에게 올해의 선수와 시즌 상금왕을 내줬지만 베어트로피(최저평균타수상)를 받으면서 극적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명예의 전당 입회를 예약했다.
'LPGA 투어 활동 10년 이상'을 뺀 나머지 모든 조건을 채운 박인비는 내년 시즌에 투어 활동을 마치고 활동기간 10년을 모두 채우면 LPGA 명예의 전당 입회가 확정된다. 지난 2007년 명예의 전당 입회가 확정된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에 이어 한국인으로서 명예의 전당 두 번째 입회자이자, 박세리 후 8년 간 끊겼던 명예의 전당 입회자가 되는 것이다.
박인비는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네이플스 소재 티뷰론CC(파72·6540야드)에서 끝난 LPGA 투어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 상금 200만달러) 4라운드에서 3언더파를 치며(69타)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 박인비와 올 시즌 쭉 경쟁해온 리디아 고는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박인비는 지난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우승을 통해서 리디아 고와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 등을 뒤집을 기회를 잡았다. 만약 박인비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을 경우 세계랭킹 선두 등 모든 부문의 1위 등극이 가능했다.
하지만 박인비와 리디아 고가 6위와 공동 7위로 이번 대회를 마치면서 부문별 순위는 대부분 리디아 고가 선두를 점했다. 리디아 고는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은 물론 CME 글로브 레이스에서도 1위를 지켜내며 100만 달러 보너스도 손에 넣었다.
박인비. 사진/뉴시스
◇박인비, '평균타수 최저'로 명예의 전당 입회 최소 자격 확보
이번 대회 전까지 명예의 전당 입회에 필요한 포인트가 1점 부족했던 박인비는 올해의 평균타수 1위(69.415타)가 되며, 명예의 전당 입회용 최종 포인트 1점을 따내게 됐다. '명예의 전당 포인트'는 메이저 대회 우승 2점, 일반 대회 우승 1점, 올해의 선수 또는 평균 타수 선두에 각각 1점을 주며 합산 27점이 되야 최소 입회 자격 조건이 된다.
박인비는 이 대회 전까지 메이저 대회 총 7승으로 14점을, 일반 대회 10승으로 10점을 확보했다. 또한 2012년 베어트로피 수상과 함께 2013년 올해의 선수로 선정돼 1점씩 보태며 총 26점을 얻고 있었다. 박인비는 명예의 전당 입회 자격이 1점이 부족했고 이번 시즌의 베어트로피 수상을 통해 부족했던 1점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주요 3개 부문(올해의 선수, 상금 총액, 최저 평균타)은 박인비와 리디아 고의 치열한 경쟁으로 최종 순위의 윤곽이 보이지 않았다. 급기야 마지막 대회 전까지도 바뀔 확률이 있었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는 단 3점 차(박인비 273, 리디아 고 276)로, 상금 총액은 약 18만달러 차(박인비 257만96달러, 리디아 고 275만8417달러)로 리디아 고가 앞섰다. 반면 최저 평균타는 박인비가 소폭(박인비 69.433타, 리디아 고 69.449타) 앞섰다. 하지만 두 선수는 우승을 다 놓쳤고 경쟁하던 부분별 선두는 나뉘었다.
박인비는 리디아 고에 2타가 뒤진 상태로 마지막 라운드를 맞았다. 만약 타수차가 대회 끝까지 유지될 경우 베어트로피 또한 리디아 고의 차지가 된다. 그렇지만 박인비는 전반 9홀서 총 2타를 줄여 리디아 고를 따라잡은 반면 리디아 고는 후반에 보기와 버디를 하나씩 기록, 올해 베어트로피는 대회 전까지의 상황 그대로 박인비가 챙기게 됐다.
올해 베어트로피를 챙긴 박인비의 명예의 전당 입회는 시간만 채우면 되는 상황에 돌입했다. 올해 9시즌을 LPGA 투어에서 활동한 박인비는 내년 10번째 시즌 활동을 하게 돼 LPGA 명예의 전당 입회에 아직 못 채운 요건을 모두 채우게 된다.
리디아 고. 사진/뉴시스
◇'지난해 신인왕' 리디아 고, 올해의 선수·상금왕 등극
지난해 신인왕을 받았던 리디아 고는 올해 올해의 선수로 기록됐다. 이번 대회를 통해 4점을 받아 280점으로 올해의 선수가 확정된 것이다. 박인비는 278점으로 마무리에 2위가 됐다.
신인왕을 받은 바로 다음 해 올해의 선수가 된 선수는 리디아 고를 포함해도 역대 4명뿐이다. 리디아 고 전에 이를 이룬 골퍼는 아니카 소렌스탐(1994 신인왕·1995년 올해의 선수)이다.
리디아 고는 상금왕 선두도 지켰다. 이날 상금 4만2385 달러(한화 약 4900만원)를 받은 리디아 고는 총 시즌 상금 280만802달러(한화 약 32억3900만원)를 기록했다. 2위 박인비는 이번 대회로써 5만9915달러(한화 약 6900만원)를 받아 263만11달러(한화 약 30억4100만원)로 시즌을 마쳤다.
리디아 고는 시즌 상금과 성적 등을 포인트로 변환한 CME 글로브 레이스도 선두를 지켜 2년 연속 보너스 100만달러(한화 약 11억5600만원)를 받는 주인공이 되는 경사도 함께 누렸다.
한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는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친 크리스티 커(38·미국)에게 돌아갔다. 우승에 도전했던 장하나(23·BC카드)는 제리나 필러(30·미국)과 함께 선두와 1타차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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