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고공 행진' 끝이 안보인다
9월 은행 가계대출 6.3조 증가…주택담보대출만 6조 늘어
2015-10-14 15:53:43 2015-10-14 15:53:43
지난달 시중은행 가계대출이 6조3000억원 증가했다. 9월 기준으로 보면 역대 최대 규모다. 가계대출의 증가세는 주택담보대출이 이끌었다. 9월 주택담보대출은 6조원 규모로 증가세가 좀처럼 꺾이질 않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주택담보대출도 2%대까지 떨어지면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결국 가계부채만 늘리는 셈이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15년 9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6조3000억원 증가한 61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잔액 규모는 8월(7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9월(3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들어 가계부채 급증세는 줄곧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월 가계대출 규모는 54조9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약 5배나 증가했다.
 
특히 가계대출의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이 이끌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6조3000억원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무려 6조원이나 차지했다. 나머지 3000억원은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이었다. 이에 따라 9월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58조원,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은 157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낮은 금리 수준, 주택거래 호조 등의 영향으로 9월 주택담보대출이 전월과 비슷하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수도권 주택매매 거래량은 4만5932건으로 전년보다 6.8% 증가했다. 이중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8월 1만500가구에서 9월 9100가구로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2006∼2014년 중 9월 평균 거래량(5천800가구)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 전환 및 전세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한 전세난도 주택매매를 부추겼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33·남)는 "올해 10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월세 전환을 알려왔다"면서 "월세로 나가는 돈이 아까워 전셋집을 알아봤지만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가 없어 결국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로 결정했다"고 토로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수도권 전세가격 불안과 매물부족 현상이 크고, 주택담보대출 금리 수준이 낮기 때문에 내집을 마련하려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나머지 은행 가계대출은 추석 상여금 지급 영향으로 3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전월(1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크게 줄었다.
 
은행의 기업대출은 중소기업,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9월말 은행 기업대출(원화) 잔액은 720조2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7000억원 증가했으며, 이중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은 각각 2000억원, 5조5000억원 늘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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