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가 아니다. 머리로는 알지만 실행하기가 힘들 뿐이다.
운동 이야기다. 새로운 달이 시작될 때마다 이번에는 반드시 운동을 하겠다고 마음을 바로 잡지만 좀처럼 몸이 움직여지지 않다. 피곤해서, 일이 바빠서, 조금이라도 더 자고 싶어서, 약속 있어서 등등 빠져 나갈 구멍은 주변에 널려 있다.
그렇다고 운동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도 못한다. 매번 '해야하는데'라는 생각에 스트레스를 받지만 딱 거기까지다.
이처럼 의지 박약한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 나왔다. 덴마크 스포츠 오디오 기업인 자브라가 출시한 '스포츠 코치 와이어리스'가 바로 그것인데, 음악을 들으면서 운동을 할 수 있고 도중에 음성으로 운동을 지시해준다.
개인별로 차이가 나는 귀 사이즈를 위해 다양한 사이즈의 이어겔과 이어윙을 기본으로 구비하고 있다. 사진/ 뉴스토마토
자브라 스포츠 코치 와이어리스를 사용하기 전에 우선 XS, S, M, L 등 다양한 사이즈의 이어겔과 이어윙 중 내 귀에 가장 잘 맞는 것을 찾아야 한다. 피팅은 딱 맞고 편해야 하며 헐겁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귀 모양과 넓이에 적합한 사이즈를 찾은 후 목 뒤쪽으로 케이블을 둘러서 사용하면 된다. 넥밴드와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타사 제품과 다르게 본체가 따로 없고 케이블만 있기 때문에 무게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부피도 작다. 제품을 목뒤로 착용하면 이어폰이 있는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와이어리스 제품이다보니 스마트폰이나 MP3 등 연결할 대상이 필요하다. 와이파이와 근거리무선통신(NFC)을 동시에 지원하며, 안드로이드뿐 아니라 iOS에 연결 가능하다.
리모컨의 다기능버튼을 3초 이상 눌러주면 LED가 점등이 되면서 초록불이 들어오다가 파란불이 들어온다. 이 상태가 되면 블루투스 연결할 준비가 됐다는 뜻이다.
자브라의 스포츠 코치 와이어리스 제품 모습.사진/ 자브라
와이어리스이기 때문에 운동하는 데 자유롭다. 걸리적거리는 선이 없고 무겁지 않아서 활동성이 좋다. 운동용으로 만들어진 만큼 땀과 충격에 강하다. 미군 기준의 방수·방진 설계를 적용했다고 한다.
자브라 스포츠 코치 와이어리스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애플리케이션(앱)이 필요하다. 운동을 위한 '자브라 스포츠 라이프 앱'과 음악을 위한 '자브라 사운드'가 바로 그것이다.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할 일이 있다. 자브라 스포츠 라이프 앱에 보면 '쿠퍼 테스트'가 있다. 일종의 체력 테스트로, 연령과 성별, 달리기 거리 등에 따라 산소 소모량을 측정해 현재 체력이 얼만큼인지 가늠해준다.
운동을 시작한 지 한 달, 두 달, 세 달 이렇게 기간을 두고 쿠퍼 테스트를 해보면 체력이 얼마나 증진됐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귀에 스포츠 코치 와이어리스를 착용하고 있지만 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작고 가볍다. 크로스 트레이닝 기능으로 설정한 후 스쿼트를 하고 있다. 사진/ 뉴스토마토
이 앱에는 달리기, 사이클링, 걷기, 하이킹, 스키, 스케이트, 러닝머신용 달리기, 러닝머신용 걷기, 자전거 회전 중 등 다양한 활동모드가 있다. 40가지 이상의 크로스 트레이닝 운동 중 초보자,숙련자 등 수준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이 같은 기본 운동 프로그램뿐 아니라 스쿼트, 크런치, 푸쉬업, 마운틴 클라이머, 사이드 플랭크 등 나만의 운동(서킷)도 설정할 수 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기능은 크로스 트레이닝이다. 굳이 운동할 공간을 찾으러 가지 않아도 되고,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음에도 여러 종목의 운동을 배합해 짧은 시간 대비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어버드에 내장된 트랙핏 모션 센서는 사용자의 보폭, 거리, 소비 칼로리 등을 추적해 운동횟수, 세트, 서킷을 계산한다. 운동 도중 중간 안내를 통해 목표 달성까지 얼만큼 남았는지도 알 수 있다.
운동 시작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음악이 실행된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상당히 유용하다. 운동하는 사람들의 81%가 음악을 듣는다는 자체 조사 결과에 따라 이 같은 기능을 적용했다고 한다.
운동을 하다보면 '얼마만큼 했지?'라는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럴 때마다 스마트폰을 꺼내볼 필요 없이 왼편의 스포츠 버튼을 가볍게 누르면 속도, 거리, 시간, 스텝 등의 정보를 들을 수 있다. 또 앱에서 특정 시간마다 듣고 싶은 운동정보를 자동으로 음성 지원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달리기나 사이클링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GPS를 통한 지도 정보가 유용하다. 지도상에 이동한 경로와 거리, 보속 등의 정보를 표시해준다.
자브라 스포츠 라이프 애플리케이션은 활동종류와 목표 설정, 성과 등을 제공한다. 사진/ 뉴스토마토
날짜별, 운동별, 기간별로 기록이 꼼꼼하게 되기 때문에 성과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또 어느 부문이 부족한지 보고 해당 분야 운동을 집중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어폰이라는 기본 기능에도 충실했다. 자브라 사운드를 이용하면 내장된 음원을 자신이 원하는 EQ로 설정할 수 있다. 다양한 사운드 모드도 선택 가능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돌비 사운드를 지원하기 때문에 음질을 잘 구분 못하는 막귀의 경우 굳이 앱을 사용하지 않아도 듣기 무난할 것이다.
사용성도 넓다. 일상 생활할 때는 음악용으로, 운동할 때는 음악과 코칭용으로, 운전할 때는 블루투스 전화용으로 쓸 수 있다.
이처럼 여러 곳에 사용할 수 있다보니 배터리가 아쉬운 점으로 느껴졌다. 완전 충전까지 약 2시간 정도 걸리는데, 한 번 완충으로 5시간30분 정도 사용 가능하다.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평소 이동할 때 음악을 듣기 때문에 한 번 이틀에 한 번 꼴로 충전을 해줘야 했다.
스포츠 코치 와이어리스는 이어캡 안에 충전 단자가 숨어 있다. 한 번 완전 충전까지 2시간 정도 걸리며 5시간 30분 정도 사용 가능하다. 사진/ 뉴스토마토
사용할 때 주의점은 반드시 이어윙을 귀 속에 넣어야 한다는 점이다. 바람이 부는 상태에서 스포츠 코치 와이어리스를 착용하고 달리면 왼쪽 귀에서 풍절음이 난다. 이 제품을 스마트폰 앱에 설치할 때 '피팅 지침'으로 알려주는 사항이기도 하다.
아울러 블루투스 연결 시 안드로이드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은 잡음 없이 깔끔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었지만, MP3의 경우 주머니에 넣거나 가방에 넣었을 경우 음악이 끊기거나 잡음이 발생했다.
자브라의 스포츠 코치 와이어리스가 웨어러블 기기와 오디오기기의 결합을 뜻하는 히어러블(Hearable)을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웨어러블 기기와는 차이점이 있다. 타사 제품들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몇 걸음, 몇 킬로, 몇 칼로리, 몇 계단' 등을 측정하지만, 자브라 제품은 임팩트 있게 운동할 때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출시가는 20만9000원이다. 최근 프리미엄 제품 가격이 낮아졌다는 점에서 다소 비싸게 느껴진다. 하지만 여러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렇지도 않다.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이틀에 한 번 정도 충전을 할 정도로 부지런한 사람이라면, 또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막상 헬스장에 갈 용기가 나지 않는 이에겐 이 비용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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