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을 처음으로 방문했다.
22일(현지시간) CNN머니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후 3시59분쯤 워싱턴 D.C 인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 교황 전용기가 도착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부부와 두 딸 그리고 조 바이든 부통령 부부가 직접 교황을 영접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공항에서 손님을 맞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교황에 대한 각별한 예우가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번에도 교황은 리무진 대신 작은 피아트 자동차를 이동 수단으로 선택했다. CNN머니 등 주요 외신은 화려한 리무진 대신 피아트를 선택한 교황의 소박함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교황은 오는 27일까지 5박6일간의 일정 동안 워싱턴, 뉴욕, 필라델피아 등 세 도시를 돌며 오바마 대통령과 회동하고 바실리카 국립대성당에서 미사를 집전한 후 미 의회 상·하원과 유엔 총회에서 합동연설을 가지는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CNN은 이번 교황 방문의 가장 큰 세가지 의제가 쿠바, 기후변화, 빈곤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뉴욕 유엔 본부에서 있을 연설에서 민감한 의제들에 대해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교황은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해 온 만큼 미국 정치권은 교황의 메시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 예민하게 다루고 있는 이민자 , 빈부격차, 기후 변화 문제 등에 대해 교황이 뼈아픈 소리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의 극보수층은 교황이 백악관에서 열린 행사에 성소수자들을 초청한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또한 한 미국 기자는 교황에게 “교황이 사회주의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라는 직접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교황은 “난 사회주의자가 아니라 교회의 교리를 따른다”며 “원한다면 내 신념을 암송하겠다”고 응답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교황이 방문하는 모든 도시에 '국가 특별 안보행사'를 선포하고 이에 준하는 경호를 하도록 관계기관에 지시했다. 국가 특별 안보행사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 대통령 국정연설 등에만 발동하는 것으로 미국이 얼마나 교황의 경호에 특별한 신경을 쓰고 있는지 보여준다.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환한 얼굴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맞고 있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통신)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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