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4배나 커졌다. 서울은 6배 가까이 오름세를 보였다.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전세난이 집값 상승 압력을 높이고 있다.
23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들어 수도권 아파트값은 4.3%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1%보다 높으며, 2014년 연간 상승률 1.8%를 크게 상회한다.
2013년 1월 이후 단 한번도 떨어지지 않는 전세가가 매매가를 밀어올리는 형국이다. 김포시 아파트값은 올들어 7.4% 상승, 수도권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 전세난민이 접근성이 좋은 김포 아파트 매수에 가세하며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7.1% 오른 군포는 수도권에서 전세난이 가장 거센 곳 중 하나다. 올들어 군포의 전셋값은 8.9% 상승했다. 전국에서 4번째로 높은 오름세다.
전셋값 상승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하남시 아파트 매매가도 6.6%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남은 서울 강동구 재건축 이주수요와 서울 강남권 근로자 수요가 거주지로 삼으며, 전셋집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하남 전셋값은 올들어서만 10.3% 상승했다.
수도권 전세난의 진원지인 서울은 올들어 아파트값이 4.0%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0.7%보다 5.7배나 상승률이 확대됐다. 수도권 전체 평균 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서울 아파트값 수준을 감안하면 실제 상승액 차이는 크게 벌어진다. 전년말 대비 서울 전체 아파트 평균가격은 2037만원 올랐다. 수도권 전체 평균 1157만원보다 두 배 가까이 높다.
특히, 전세난이 거세거나 재건축 예정 아파트가 몰린 지역의 상승률이 컸다.
올해 서울 전셋값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성북구 아파트 값은 5.3%로 매매가 최고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성북구 전셋값은 올들어 10.2% 상승했다. 성북구와 같은 아파트값 오름세를 기록한 강서구 역시 전셋값이 10.1%나 오른 곳이다. 성북구와 강서구를 바짝 쫓고 있는 강남구와 강동구 매매가는 각각 5.0% 올랐다. 사업성 높은 재건축 예정 단지가 몰려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서울 개포주공 전경. 전세난 심화 영향으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지난해보다 4배나 높아졌다. 사진/뉴시스
한승수 기자 hans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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