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킹캉'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경기 중 상대 주자의 거친 슬라이딩에 왼쪽 무릎을 다치면서 시즌 아웃됐다.
강정호는 18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 상대 홈 경기에 유격수 겸 4번타자로 선발 출전했지만, 1회초 무사 만루 상황의 수비 때 병살 플레이를 시도하다 무릎을 다치며 교체됐다.
오전 11시 현재 구단의 공식 발표는 없다. 다만 ESPN와 미 CBS스포츠 등 현지 언론은 강정호가 정강이뼈 골절 및 무릎 내측인대(MCL) 파열 등으로 시즌을 접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코글란과 충돌한 뒤 왼 무릎을 잡고 통증을 호소하면서 그라운드에 쓰러진 강정호. 사진/뉴시스(AP)
◇구단 공식 발표는 없지만 '시즌 아웃' 유력
부상 직전 강정호는 앤소니 리조의 2루 땅볼을 잡아낸 닐 워커의 송구를 잘 받았고, 2루를 밟은 후 바로 1루로 공을 던지려 했다. 당시 상황이 1회초의 무사 만루로 피츠버그의 실점이 우려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 1루의 코글란이 2루로 오며 자팀의 병살을 막으려 오른쪽 다리를 들고 슬라이딩했다. 결국 코글란의 발은 강정호의 왼쪽 무릎과 정면 충돌했고, 강정호는 강한 충격과 함께 쓰러졌다. 강정호는 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조디 머서와 교체됐다.
병원에 후송된 강정호의 상태와 관련된 구단 공식 발표는 오전 11시 현재 아직 없다. 다만 현지 언론들은 남은 시즌을 접을 것으로 내다봤다.
ESPN 소속 야구 해설자 짐 보든은 "강정호가 왼쪽 무릎 내측 인대 파열과 정강이뼈 골절 등으로 남은 시즌과 포스트 시즌 출장이 모두 불가능해졌다"면서 "병원 검사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구단이 밝혔으며 수술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CBS스포츠는 "피츠버그 유격수이자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던 강정호가 무릎 수술을 받고 남은 시즌을 뛰지 못할 전망"이라며 "강정호의 부상은 피츠버그에게 엄청난 손실(a huge loss)"이라고 말했다.
미국 스포팅뉴스도 "강정호가 심각한 왼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하며 "피츠버그가 가장 생산력이 높은 타자 중 한 명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코글란과 충돌한 뒤 왼 무릎을 잡고 통증을 호소하면서 그라운드에 쓰러진 강정호가 부축을 받으며 덕아웃에 가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코글란 감싸는 강정호, '친구'라는 말로 쾌유 비는 맥커친
돌이키기 어려운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강정호는 코글란을 감쌌다.
강정호는 자신의 에이전트 엘런 네로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운이 나빠 부상을 당했을 뿐이다. 코글란은 충분히 할 수 있는 플레이를 했다"면서 "(코글란이) 나를 해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을 것이다. 걱정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번 부상에 대해 코글란은 강정호를 향해 유감의 뜻을 표했다. 그는 현지 언론을 통해 "불행한 상황이었고 나는 정말로 다치는 상황을 싫어한다"며 "나는 그에게 '괜찮아지길 바란다'란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한편 강정호의 피츠버그 팀 동료인 앤드루 매커천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 강정호를 '친구(Chingu)'라고 적으며 쾌유를 기원했다. (Send our teammate Jung Ho Kang prayers. Heal up Chingu(friend). We Best believe that.)
2013년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바 있는 맥커친은 피츠버그 팀의 선수단 리더다. 맥커친은 부상을 당한 강정호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를 한글 발음으로 정확하게 적어 눈길을 끌었다.
이준혁 기자 lee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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