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일가친척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다 보면, 무심결에 던진 말 한 마디가 상대에게 비수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직장인들과 구직자들은 어떤 말을 가장 듣기 싫어할까?
15일 사람인(대표 이정근)이 직장인과 구직자 1786명을 대상으로 ‘추석에 가장 듣기 싫은 말’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 직장인(1012명)은 ▲ ‘사귀는 사람은 있니? 결혼은 언제 하려고?’(28.3%)를 1위로 꼽았다.
경제적인 이유 혹은 싱글의 삶을 즐기고자 하는 생각에 결혼을 늦추는 경우가 많지만, 무작정 결혼을 종용하는 듯한 주위의 발언에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뒤이어 ▲ ‘연봉은 얼마나 받니? 먹고 살만해?’(16.5%), ▲ ‘돈은 얼마나 모았니?’(9.6%)와 같은 경제상황과 관련된 말이 상위에 올랐다. 실제 사람인의 다른 조사에서 직장인 절반 이상(51.7%)이 월급고개를 겪고 있을 만큼, 월급은 그대로지만 생활비는 올라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많다. 이들에게 연봉이나 저축상태 등의 민감한 질문은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
계속해서 ▲ ‘몸 관리도 좀 해야지’(9.5%), ▲ ‘아직도 그 회사 다니니? 이직 안 해?’(4.6%), ▲ ‘네가 몇 살이지?’(3.9%), ▲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계획은 있니?’(3.9%), ▲ ‘그러다 애는 언제 가지려고?’(3.9%)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그렇다면 구직자들이 가장 듣기 싫은 말은 무엇일까?
구직자(774명)들이 선택한 가장 듣기 싫은 말 1위는 ▲ ‘아직도 취업 못했니?’(17.1%)였다. 취업이 조급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아 불안함을 느끼는 구직자들에게 취업을 재촉하는 듯한 말은 큰 상처가 될 수 있다.
이어 ▲ ‘결혼은 언제 하려고?’가 9.2%로 2위에 올랐고, 3위는 ▲ ‘네가 몇 살이지?’(8.8%)였다.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연애와 결혼, 출산 등을 포기하는 3포, 5포 세대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는 가운데, 나이나 결혼 등을 묻는 말을 꺼려하고 있었다.
이밖에 ▲ ‘누구는 OO 들어갔다던데’(8.5%), ▲ ‘다 거기서 거기다. 아무 곳에나 들어가’(8.4%), ▲ ‘언제까지 취업 준비만 하려고?’(6.2%), ▲ ‘몸 관리도 좀 해야지’(4.7%), ▲ ‘자리 한 번 알아봐줘?’(4.1%), ▲ ‘앞으로 하고 싶은 게 뭐니?’(4.1%), ▲ ‘사귀는 사람은 있니?’(2.8%) 등의 답변이 있었다.
한편, 듣고 싶은 말을 묻는 질문에 직장인과 구직자 모두 ‘차라리 아무 말도 안 했으면 좋겠다’(각각 37.2%, 34.2%)라고 응답했다.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하는 명절인 만큼, 과도한 관심이나 간섭에 시달리고 싶지 않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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