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의원이 국감에서 삼성물산 합병 사안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승계 목적으로 추진됐으며,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을 외면한 결정이라는 비판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진행된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시점을 보면 삼성물산의 주가가 저평가되는 시점에 추진됐다”며 “법률 상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삼성물산 주주 입장에서는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4월초 삼성물산 IR 담당자와 면담했을 때 그 관계자는 합병계획이 없었다고 밝혔다”며 “이후 갑자기 두 회사 간 합병이 추진됐는데, 이는 삼성물산 경영진이 아닌 삼성그룹 미래전략기획실이 주도해서 진행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법적으로 외부자인 삼성그룹 미래전략기획실이 경영승계를 위해 주주 이익을 훼손한 것이 재벌문제의 핵심”이라며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의 경영승계 목적이 아니었다면 합병 추진을 시도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지훈 삼성물산 사장은 “합병결정은 경영 상황을 고려해서 결정했다”고 답변했다.
김 의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과 SK-SK C&C 합병 사례를 들면서 국민연금의 찬반결정 과정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의원은 “동일한 사안이라고 볼 수 있는 SK의 경우 국민연금 실무자가 찬성과 반대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지만, 삼성물산 사례에서는 이를 하지 못하게 했다”며 “삼성물산에는 찬성, SK의 경우 반대 의결권을 행사한 것은 결국 ‘삼성 봐주기’나 다를바 없다”고 언급했다.
홍완성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삼성물산의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의결권 행사에 대한 충분히 법률적인 협의와 기업 가치평가 등을 거쳐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