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결혼하는 박성철·최하나 부부의 결혼식은 기존 결혼식과 조금 다르다. 이른바 '소풍 결혼식'이다.
청첩장은 재생용지에 콩기름으로 인쇄했다. 그나마도 가까운 지인에게는 웹 메일로 소식을 전해 인쇄 물량을 최소화 했다.
별도의 주례 없이 양가 부모가 서로의 바람을 신랑·신부에게 얘기하며, 예복도 별도 구매·대여 없이 평상복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예물도 결혼 전 커플링 그대로, 웨딩카는 자가용 대신 택시를 이용한다. 피로연 음식 역시 기존 뷔페가 아닌 도식락으로 대신하며, 식장 주변 장식은 생화나 조화를 쓰지 않고 공원 자연환경에 약간의 화분만 더했을 뿐이다.
이렇게 준비한 이들 부부의 '소풍 결혼식' 비용은 총 700만원으로 결혼식 평균 비용(2013년 한국소비자원 조사) 1천240만원보다 43.5% 절감했다. 음식물 쓰레기, 일회용품 사용 등에 따른 환경오염을 줄이는 기쁨은 덤이다.
이들 부부는 서울시가 ‘착한 결혼식’ 확산을 위해 준비한 소풍 결혼식 1호 부부로 식장은 12일 오후 1시 월드컵공원 메트로폴리스길이다.
부부 모두 서울 토박이로 공공기관 예식을 계획하던 중, 정형화되지 않고 영화 주인공 같은 소풍 결혼식에 동감했다.
소풍 결혼식은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고 결혼식 비용을 줄이며, 피로연 문화를 바꾸고자 하는 취지다.
올해 시범 사업으로 시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재생용지 청첩장 사용 ▲일회용 생화 사용금지 ▲비가열식 피로연 음식 준비 ▲나무심기 참여 등을 권장한다.
서울시민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결혼식 디자인 및 연출은 비영리 민간단체인 그린웨딩포럼에서 진행한다.
공원 내 서울에너지드림센터에서는 우천시에 대비해 실내 공간 등을 지원한다.
소풍 결혼식은 올해 11월까지 신청 가능하며 서부공원녹지사업소 공원여가과(02-300-5574) 또는 그린웨딩포럼(1577-8470)으로 연락하면 된다.
부부는 “비가 올까 봐 걱정됐지만 다행히 대체할 실내공간이 마련돼 있었고 피로연 음식인 도시락도 몇 차례 실물 확인과정을 거쳐 야외 결혼식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소풍결혼식 식장. 사진/서울시
소풍결혼식 도시락.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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