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래카메라'성범죄자 20년간 신상정보 등록…헌법 불합치"
헌재 "평등권 침해…2016년 12월31일까지 한시 적용"
2015-08-11 12:00:00 2015-08-11 13:44:41
카메라 등을 몰래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르고 형이 확정된 사람들 중 신상정보 등록대상자 정보를 일률적으로 20년 동안 보존?관리하도록 규정한 성폭력처벌법 해당 조항은 헌법 불합치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이모씨 등 5명이 "경미한 성범죄도 신상정보를 20년 동안 보존?관리하도록 한 성폭력처벌법 45조 1항 은 평등권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 2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국회가 위헌성을 제거하고 개정하는 기간을 고려해 2016년 12월31일까지 해당 조항을 한시 적용하도록 명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성범죄 재범을 억제하고 수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법무부장관이 등록대상자의 재범 위험성이 상존하는 20년 동안 그의 신상정보를 보존?관리하는 것은 정당한 목적을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범 위험성은 등록대상 성범죄 종류, 등록대상자의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데도 해당 조항은 모든 등록대상 성범죄자에 대해 일률적으로 20년의 등록기간을 적용하는 것은 특히 교화 가능성이 존재하는 소년범의 경우에도 예외 없이 적용되어 가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해당 조항의 공익적 목적을 보더라도 비교적 경미한 등록대상 성범죄를 저지르고 재범 위험성도 없는 자들에 대해서는 달성되는 공익과 침해되는 사익 사이의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법익의 균형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따라서 해당 조항은 청구인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이수, 이진성 재판관은 "해당 조항은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보다 다각적이고 근원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보다는 모든 등록대상자를 20년 동안 관리함으로써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청구인들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며 "단순위헌 결정을 해야 한다"고 반대의견을 냈다.
 
이씨 등은 여성들의 신체를 몰래 카메라로 촬영했거나 시도한 혐의(성폭력처벌법 위반) 등으로 기소돼 유죄가 확정된 뒤 20년간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자 근거 규정인 성폭력처벌법 45조 1항이 과도하게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 전경.사진/헌법재판소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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