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들의 기술금융 양적 확대에 제동을 걸고 나섰음에도 폭증세가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은행혁신성평가 및 기술금융 평가방식 개선을 앞두고 막차타기식의 기술금융 공급이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기술금융상황판에 따르면 6월 한달간 기술금융 공금액은 10조661억원 급증했다. 잔액은 42조8093억원으로 불었다.
기술금융 실적이 크게 증가했던 지난 3~5월 월평균 6조원 안팎의 금액이 공급됐던 것과 비교해도 증가폭은 매우 크다.
기술급융 공급액이 급격히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은행혁신성평가다. 이번 상반기 평가를 마지막으로 '기술대출 실적'에 대한 배점은 16점에서 12점으로 축소된다. 단순 대출 실적으로 많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실제로 기술금융 공급액은 시중은행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국민·신한·외환·우리·하나 등 7개 시중은행에서만 한달새 6조6203억원의 기술신용대출이 나갔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1조9625억원을 신규 공급했고 이어 우리은행 1조4176억원, 국민은행 1조2364억원 순이었다.
자료/은행연합회
이와 함께 기술신용평가기관(TCB)의 인력충원 및 역량확충 등으로 평가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평가기간이 짧아지면서 신청이후 대기 상태였던 대출이 많이 집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평균 5주 이상이 걸리던 평가기간이 4주 이내로 단축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절적 특성도 있었다. 대게 법인들의 재무제표 결산 이후 재평가까지는 2개월 정도가 걸린다. 3월 결산 법인의 경우 5월 중으로 변경된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여신재평가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이 때 기술평가가 새로 반영되는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위가 지난 6월8일 발표한 기술금융 제도 개편 방안의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평가서를 검토하는데 한달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6월 중 집행된 기술신용대출은 개선방안 발표 이전인 4~5월에 신청된 것들이 주를 이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6월 초 초기·우수 기술기업 지원확대 및 신용대출 강화 등 기술금융의 질적 성장 도모를 골자로한 개선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선방안 발표 이후 신청한 대출이 7월분 실적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며 "7월 기술금융 공급실적은 6월보다는 증가폭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